“방법은 하나뿐입니다. 분가의 상속인과 제가 결혼하는 겁니다.” 백작인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는데, 오메가인 엘윈에게는 상속권이 없다. 분가로 작위와 영지가 넘어갈 위기 상황. 엘윈은 가문을 지키기 위한 ‘결혼 작전’에 돌입한다. “도련님 같은 미인은 드물잖아요! 숙맥 귀족 나으리 하나쯤 함락시키는 건 일도 아니에요!” 사실 숙맥은 책벌레 엘윈 쪽이었다. 상속인 ‘드와이트’가 백작가를 방문하는 한 달 동안 그를 유혹하려는 계획은 첫날부터 삐걱거린다. “어서 오십시오. 드와이트 씨. 뵙게 되어 기쁩니다.” 상속인의 마차가 도착하고, 백작가의 현관에 나타난 검은 머리의 미남자. 그는 정중하게 경례하는 엘윈의 손을 대뜸 붙잡고는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 “저야말로 영광입니다. 저는 레온이라고 합니다.” 네? 분가의 드와이트가 아니라 레온이요? 그게 대체 누군데요? 초면에 손등 키스를 당한 엘윈은 당황하지만, 수수께끼의 알파는 몹시 당당했다. “영식께서는 듣던 대로 대단한 미인이시군요.” 느물느물하고 뻔뻔스러운 미소. 영리한 엘윈은 직감했다. ‘양아치네. 양아치에 난봉꾼이야!’ “경께서는 그 밤의 일을 떠올리신 적이 없었나요? 저는 영식께서 그 일을 생각해 주셨으면 하는데요. 그리고 저에 대해서도 더 많이, 더 깊게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 “무슨 뜻인지 아시겠지요?” “모, 모르겠어요.” 엘윈은 거의 울 듯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가슴이 너무 뛰어서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흔들리는 엘윈의 눈동자 안에는 오로지 레온만이 가득했다. 그의 손가락 끝이 입술을 살짝 스친 순간 엘윈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선명하게 예감할 수 있었다. “경께서는 이미 알고 계십니다. 그리고 지금만큼은, 영식의 명예가 제 것이라는 점도 알고 계시겠지요.” “…….” “무례라면 용서해 주십시오.” 엘윈이 이끌리듯 눈을 내리감자, 그의 입술에 레온의 입술이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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