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반했던 여자가 맞선 상대로 나왔어. 왜 두 손 놓고 가만히 있어야 하지? 난 그럴 생각 없습니다.” 사랑 없는 결혼 같은 건 할 수 없다는 말에 돌아온 대답이었다. 오만한 말투에 깃든 여유롭고도 능청스러운 재언의 태도가 그저 황당하기만 했다. “내가 지금, 후으, 목이 말라서 그러는데 한 번만 빨게.” 그러나 거침없이 밀려드는 그에게 지우는 필연적으로 이끌렸고, 열두 번 데이트를 가장한 뜨거운 연애를 끝으로 결혼에 이르렀다. 다정함이 넘치고, 사랑이 충만한 결혼에 행복했다. “어쩌지? 난, 너 사랑한 적 없는데.” 2년 후, 도재언의 민낯을 마주하기 전까지는. “팬티라도 줘.” “도재언 씨 진짜 미쳤어요?” “싫으면 나랑 같이 다시 집으로 돌아가던가.” “…….” “그럼 뭐 어떡하라고, 너 없이 잠을 못 자는데. 나도 좀 살아야 할 거 아냐.” 별거 후 시작된 그의 막무가내 집착, 철부지 애만도 못한 생떼가 이어지는데……. 사랑한 적 없다 자신하던 도재언은, 도대체 어디로 증발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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