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작품에는 트라우마와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가 다분히 포함되어 있으며 강압, 감금, 살인, 가스라이팅 등 비윤리적이고 민감한 소재가 등장하오니 감상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작가의 사상은 전혀 개입되지 않았음을 알립니다. 손바닥에 감기는 손아귀가 온기 없이 차가웠다. 여름이라 이만한 차가움이 반가워야 하지만 오히려 기분 나쁘게만 느껴졌다. 분명 사람 손인데 냉장고에 오래 넣어 둔 음료수 캔을 만지는 느낌이었다. 어쩌면 이 녀석만의 기선 제압인지도 모른다. 악수할 걸 대비해 얼음을 쥐고 있었다거나 찬물에 손을 오래 담그다 왔는지도. . . . “증오… 할 거야…? 승오, 증오할 거야…?” 그건 협박이었다. 아니라고 말 안 하면 차라리 죽어버리겠다는 협박. 원하는 걸 얻지 못하느니 차라리 너를 살인자로 만들어버리겠다는 협박. 같이 무너지겠다는 협박. 이러려고 평소보다 역한 말로 나를 쥐고 흔들었나 보다. 그래야만 내가 자기 위에 올라타고 말 테니까. “증오… 할 거야…? 승오, 증오할 거야…?” 여유 있게 말장난으로 맞받아쳤어도 실제로는 정반대의 마음이었을 테다. ‘증오를 원해, 승오를 원해’ 어쩌고저쩌고 중얼거려봐도 마음이 통 가라앉질 않으니 철회시켜 아예 없는 일로 만들려는 것이었다. 자살을 무기로 관계를 질질 끄는 내용의 영화라도 봤던 걸까. 아니. 지승오는 영화 따윈 안 보니까 필시 책 같은 데서 영감을 얻었을 거다. ‘결국 고원하도 죽음을 무서워하는 한낱 바보 같은 인간일 뿐이야.’ 그따위 생각으로. “증오… 할 거야…? 승오, 증오할 거야…?” 죽일 거야? 승오, 죽일 거야? 죽어? 원하야, 이대로 승오 죽어? 죽어도 돼? 기이하게 변한 얼굴이 나를 공포로 몰아갔다. 죽음에 서서히 가까워지는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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