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김유원은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고쳐 주는 대신, 괴물과 연애하게 되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몸은 인간이다. 머리가 모니터여서 그렇지. 72번째 기차 안, 괴물 9999마리 중 가장 서열이 높은 괴물 <마더 보드>는 극심한 우울증에 걸렸다. 거듭된 자살 시도도 실패한 그는 인간을 사랑해 보는 것은 어떠냐는 제안을 받게 된다. 그렇게 아름다운 인간을 찾아서 내려가게 된 인간계. 사고로 인해 하반신이 마비된 톱스타 김유원의 광고를 보고 첫눈에 반해 버린 마더 보드는, 바로 김유원의 집으로 찾아가게 된다. 비록 외형 때문에 처음 만나자마자 야구 배트로 35대를 맞긴 했지만, 기절한 김유원을 빡빡 씻기고 깨끗한 옷까지 입힌 뒤 그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게 된다. “원하는 게 있으니까 내 다리를 고쳐 줬을 거 아니냐고.” “아, 물론입니다. 이야기가 빨라서 본괴 만족. 본괴는 본론부터 훅 들어가는 걸 좋아하는 편.” “…….” “바다거북 등껍질 같은 집 안을 청소하면서, 본괴는 본괴의 마음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나는 어떻게 하고 싶은가? 무엇보다 우리 둘을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어떤 행위를 해야 하는가? 그리고 마침내 답을 내렸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김유원의 동의가 필요하지요.” 그러니까 그게 뭐냐고. 하마터면 큰 소리를 낼 뻔한 김유원이 입술을 깨무는 찰나, 눈앞의 괴물은 한층 흥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교제하고 싶다.” “뭐, 뭣.” “만약 이 거래에 응한다면 교제 시에 요청하는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포옹, 손잡기, 키스.” “…….” 대가리도 없고 입술도 없고 모니터만 달려 있으면서, 이 새끼는 뭐라는 거야? 김유원이 당황하는 사이 괴물은 절대로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늘어놓았다. “내가 줄 수 있는 것. 나와 한 공간 있을 때 한정으로 손상된 척추 치료, 비염 치료, 만성 소화불량 치료. 근육통 치료.”
리뷰를 불러오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