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을 자려던 건가요? 아니면 깨어나려던 건가요?” 어머니가 경계하고 아버지가 반긴 젊은 건축가는 옅은 봄을 가로질러 보드라운 청포도 덩굴 사이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나는 아버지가 이파리 넓은 포도나무 그늘 아래 묶어 준 해먹에 누워 낮잠을 자려 뒤척이던 중이었다. “당신이 떠나면 잠들 거고, 내 곁에 머물겠다면 깨어나겠죠.” 낯선 남자의 얼굴은 햇살처럼 푸른 이파리 사이로 나타났다 사라지길 두어 번 반복하더니 곧 환하게 웃으며 나를 굽어보았다. “좋은 대답이군요.” * 프랑스 남부의 아름답고 작은 도시, 한 저택에서 벌어지는 은밀하고 비밀스러운 봄날의 이야기. - 앙뜨레 누(Entre n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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