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나는 가이드다. 제3연합정부 최고의 우상인 S급 에스퍼, 유진 테일러의 페어 가이드. 그를 가이딩한 적은 없지만. 그와 매칭률을 확인한 적도 없지만. 실은 그와 만난 적도, 가이드로 등록된 적도 없지만. 스무 살 평생 집 밖을 나선 적이 없어 아는 세계라곤 TV 패널 너머가 전부이며, 정부에서 외면하는 지하 범죄 조직의 무능력한 천덕꾸러기 신세지만…. 아무튼, 니나는 그의 페어 가이드다. 그렇지 않다면. “…아, 찾았다.” …네? “보고 싶었어요, 니나.” 그 유진 테일러가 지금 그녀의 방에 나타났을 리가 없잖아? *** “그게, 읏….” 유진 테일러의 조각 같은 미간에 깊은 골이 패었다. 문득 확인한 남자의 손목 디바이스에는. ‘시, 십일?’ 아무리 니나가 아무것도 모른다지만, 안정률 11퍼센트가 상당히 위험한 수치인 것 정도는 알았다. 한 자리로 떨어지면 에스퍼가 폭주하며, 실제로 그 위험을 시사하듯 디바이스의 화면이 오렌지 빛으로 점멸하고 있었다. 모두 TV에서 본 대로였다. “어쩌지……. 니나, 한번 가이딩해 볼래요?” “네에?” 한데, 이 일촉즉발의 상황에도 남자는 태연했다. “한번 해 봐요. 재능 있을 것 같은데.” “어, 어떻게….” 그리고 니나는 거기에 넘어갈 만큼, 스스로가 유진의 가이드라고 굳건히 믿고 있었으며. “우선은, 손부터.” “잘 안 되면, 어떡하죠?” “…방법은 많아요.” 안심시키듯 속삭이는 남자의 눈웃음은 요염하기 짝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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