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굴지의 기업 송화. 이혼 후 한국으로 돌아온 송화의 후계자 연하에게는 남몰래 묻어 둔 첫사랑이 있다. “누나.” 고제윤. 송연하의 첫사랑이자 유명 모델인 남자. “이혼 축하해요.” 연하는 촛불 그림자가 일렁이는 잘생긴 얼굴을 응시했다. 많은 시간이 흐른 만큼 제윤 역시 많은 것이 변해 있었다. 가령 제법 남자다워진 얼굴선이나 굵은 뼈대 같은 것들이 그랬다. “무슨 이혼을 축하해.” “축하할 일이지. 사랑도 없는 정략결혼에서 완전히 탈출했잖아요.” 물론 변하지 않은 것도 있었다. 수많은 갈등과 그녀를 경계하는 주변인들 사이, 유일하게 마음을 읽어 주는 상대가 바로 제윤이라는 것. “나 안 보고 싶었어요? 난 되게 보고 싶었는데.” 빤히 절 바라보는 눈을 마주하던 연하가 고개를 돌렸다. 귓가가 달아오른 게 느껴지며 가슴이 요동쳤지만 애써 감정을 억눌렀다. 어린 날의 첫사랑은 첫사랑으로 묻어 두어야 했다. 분명, 그랬는데…. 단단한 팔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 더 가까이 몸을 붙였다. 연하가 그를 밀어 내기도 전, 고개를 더 기울인 그가 그대로 입술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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