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나랑 잔 적 있습니까? 내가 기억 못 할 얼굴이 아닌데.” 우석의 장난 섞인 도발에 수아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아이와 저를 버리고 11년 만에 나타난 주제에 어쩜 저리 뻔뻔하게 처음 만난 것처럼 악수를 청할 수 있단 말인가. “큰일이네. 유부녀가 취향이었나.” 그룹 프로젝트 제안을 거절하고, 자신의 모든 연락을 거부하는 천년의 이상형 수아를 보며 우석은 기이한 승부욕에 휩싸인다. 그녀에게 아이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 아무도 없는 전시장 안. 다리에 힘이 풀린 수아를 우석이 가볍게 받쳐 잡으며 속삭인다. “수아 씨도 다른 남자랑 붙어먹는 게 취향인 것 같은데.” 여전히 수아와 사랑했던 과거의 기억은 모두 지운 채로. 수아의 아이가 자신의 아이라는 사실도 모르는 채로. 홀린 듯 그녀를 향해 맹렬하고 지독하게 집착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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