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로 백작가에 팔려와 아버지뻘인 남편의 무시와 기만 속에서 살아가는 이블린. 그녀에게 허락된 세상은 오직 캔버스 안, 사각의 화폭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유일한 도피처인 화실에만 숨어살던 그녀의 삶에 결코 들여서는 안 될 불청객이 찾아온다. 뻔뻔하게 저택을 활보하는 남편의 정부가 데려온 그녀의 아들, 제이. 가장 경멸해야 마땅할 그 소년에게서 이블린은 난생 처음으로 붉게 뛰는 심장 박동을 느낀다. 결국 멈출 수 없는 호기심으로 제이를 화폭에 담던 순간, 훔쳐보던 시선을 그에게 들키고 마는데. "그 그림 말인데, 그쪽 눈엔 내가 그렇게 보입니까?" 그것은 파멸로 향하는 초대장이자, 생애 처음으로 마주한 구원의 손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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