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얘랑 자 볼래?” “…….” “내 앞에서.” 타앙! 권도일의 말에 이권주의 손에 들린 아이스 버킷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추락했다. 아마 내 심장도 그 요란한 소리와 같이 추락한 것 같다. 나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권도일을 바라보았다. 대체 지금 이 사람이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 건가 싶다. 설마 취한 건가? 아니, 그렇다기엔 권도일은 지나치게 멀쩡해 보였다. 게다가 위스키 몇 잔에 취할 사람도 아니지 않던가. 그렇다면 그가 지금 내뱉은 말은 순도 백 프로의 진심이라는 뜻이었다. 그럼 왜? 대체 왜…. “왜, 대체 무슨….” 당황한 내가 말을 더듬거리자, 권도일이 친절한 목소리로 설명을 덧붙였다. “난 그냥 둘이 떡 치는 거 구경만 할게.” “…….” “그게 내 취미라서.” 아…. 이게 바로 권도일의 실체였구나. 이제야 알게 된 그의 본모습에 등덜미가 차게 식었다. 경악스러운 얼굴로 눈만 깜빡거리고 있는데, 테이블 위에 팔을 기댄 권도일이 이권주를 향해 짓궂은 미소와 함께 입을 열었다. “참, 권주. 너는 알바비 받아 가고.” “…….” “알바비는 한번 떡 치는데 천만 원.” 그 말에 이권주가 어이없다는 듯 인상을 구겼다. “창놈이 이 정도 받으면 팔자 폈다, 그치? 시세 대박.” 대-박. 그러든 말든 권도일은 말끝을 길게 늘이는 여유까지 보였다. 그의 말에 잠시 미간을 찡그리고 있던 이권주가 나와 권도일을 번갈아 바라보다 짜증스러운 얼굴로 입술을 달싹였다. “하기 싫은데요.” “…….” “창놈은 맞는데, 그렇게까지 씹그지 새끼는 아니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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