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죽었다. 그 애와 나는 일란성 쌍둥이였다. 나는 관 안에 누운 그 애의 얼굴을 보았다. 그건, 나의 얼굴이기도 했다. 장례를 치르는 내내 동생의 연인에게서는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았다. 은새야, 너는 어쩌면 이토록 무정한 남자를 만나 사랑했을까. 그리고 나는 그 남자가 동생과의 연락을 끊은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다른 여자와의 약혼을 발표했다. 그를 용서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 애가 되기로 결심했다. 두고 봐. 당신도 그 애만큼 괴로워져야 해. 나는 당신 인생의 흉이 될 거니까. 그런데 이 남자, 왜 자꾸 내게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걸까. 이 남자, 혹시 나를……. “그러니까 넌 내 앞에 이렇게 나타나면 안 되는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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