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 여주인공의 친구로 빙의했다. 화목한 가족에 든든한 가문까지, 조연이지만 매우 만족스러운 삶이었다. “드디어 소설의 끝을 봤구나.” 숱한 고난 끝에 마침내 소설이 완결을 맞이했다. 골치 아픈 일들도 안녕이었다. 분명 그래야만 하는데. ‘망했다.’ 술김에 여주인공을 짝사랑하는 서브 남주, 빌라인과 하룻밤을 보내고 말았다. 그 결과, 서로의 필요에 의한 계약 결혼을 하게 되는데. “여보? 아니면 자기라고 부를까요?” 애교를 가득 담아 부르는 호칭에 이젠 내 남편이 된 남자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저 무뚝뚝한 인간이 질색하는 모습을 매일 볼 수 있다니. 이 결혼 생활, 꽤 재미있을지도? 호기롭게 후작령을 살리기 위한 프로젝트를 선언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생각보다 만만치가 않다. 해결해야 할 건 왜 이리도 많은지. ‘그런데 너무 즐거워.’ 조연으로서 가야 할 길이 아닌 내 삶의 주인공으로서 가고 싶은 길을 힘차게 달릴 수 있음에. 그리고 이런 내 곁을 지켜주는 남자, 빌라인. “부인, 제가 도와줄 일은 없습니까?” “부인, 너무 무리하지는 마십시오.” “부인, 오늘 밤은 같이 있고 싶습니다.” 빌라인을 향해 소란하게 뛰는 심장을 자각한 순간,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했다.
리뷰를 불러오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