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널 더 빨리 죽이지 못해서.” 곰보 황후이자 원인불명의 병으로 죽음을 눈앞에 둔 클레어. 숨이 멎기 직전, 믿기 힘든 진실을 마주한다. 목숨처럼 아꼈던 친구 릴리아나가, 제 얼굴을 망가트리고, 제 남편을 빼앗고, 병에 걸리게 만든 악녀라는 사실이었다. 클레어는 모든 것을 알아야 했다. “너…… 가짜…… 성녀구나?” 마지막 힘을 짜내 권능으로 진실을 깨달았으나, 그 끝은 결국 비참한 죽음뿐이었다. “이 시간 이후로 황후는 죽었다. 저주받은 이 탑은 불에 태워 막고 재조차 남기지 마라!” 그런데……. 그녀를 불쌍히 여긴 신의 가호인 걸까. 다시 눈을 떴을 때, 스무 살의 봄으로 돌아와 있었다. 클레어는 이제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다. 한번 죽고 되살아난 몸. 다시 죽는 게 무엇이 두려울까. 어차피 스러진다면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독초로 피고 지리라. ‘물이 끓는 줄도 모르고 서서히 삶아지는 개구리처럼 죽여 줄게, 릴리.’ 복수를 위한 첫 번째 막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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