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작품은 의도적으로 표준 맞춤법을 지키지 않은 부분이 있으니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그렇게 워크맨 속 씨디가 한 바퀴를 다 돌았을 즈음, 우리는 꼭 맞추기라도 한 듯 감은 눈을 동시에 떴다. 나는 이자윤과 눈이 마주치기가 무섭게 얼떨떨한 얼굴로 정신 빠진 소리를 지껄였다. “…열라 달어.” 그런 내 말에 이자윤도 제법 심각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신기하다… 엄청.” 아마 이자윤도 첫 키스가 엄청나게 달았던 모양이었다. “그러게. 왜 이렇게 달지?” “막 중간에 설탕 부스러기 같은 맛이 났어. 진짜, 진짜루 신기해.” 우리는 이마를 맞댄 채, 첫 키스는 왜 이렇게 달콤한지에 대해 한 오 분쯤 진지하게 토론했다. 하지만 둘 다 정신이 몽롱해서, 그럴듯한 결론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아무튼 열라 좋긴 좋았다. 그치?” “응, 신기해, 엄청 달구.” 첫 키스가 주는 여운에 빠져 말랑말랑한 이자윤의 손끝만 하염없이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나를 향해 살며시 시선을 돌린 이자윤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근데 재림이, 너 종소리 들렸어?” “…….” “원래 엄청 좋으면 종소리가 들린다 하더라구.” 씨팔, 이걸 생각 못 했잖어! 남자에게 첫 키스와 그 순간의 종소리란 말 그대로 자존심이 걸린 문제였다. 만에 하나, 이자윤이 종소리를 못 들었다면 차라리 고추를 떼고 나가 뒈지는 편이 나았다. 나는 잔뜩 초조해진 얼굴로 이자윤을 향해 질문을 돌렸다. “너는? 너, 넌 어땠는데.” 그런 내 질문에 이자윤이 타액으로 번들번들해진 입술을 달싹거리며 망설이듯 입을 열었다. “나 쪼금 멀리서 들린 것 같아.” “…….” “댕, 댕. 이렇게 들렸어.” “멀리서? 나는 열라 크게 들리던데.” “…….” “고막 터지는 줄 알았어. 공갈 아니고 진짜로.” 말도 안 돼. 나는 귀가 찢어질 것처럼 크게 들렸는데, 이자윤은 그저 ‘멀리서’라고 답했다. 어쨌든 들렸긴 들렸다니 다행인 일이지만, 그래도 자존심에 살짝 스크래치가 났다. 나는 더 참지 않고 손을 뻗어 이자윤의 보드라운 뒷목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자윤이, 그럼 한 번 더 해 볼래?” “…….” “이번엔 종소리가 더 크게 날지도 모르잖어.” 그런 내 질문에 이자윤이 기다렸다는 듯, 천천히 눈을 감았다. 아씨, 이상해…. 암만 생각해도 얘 나 꼬신 것 같어.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이자윤의 뒷목을 감싸 쥔 손에서 좀처럼 힘을 빼지 못했다. 오히려 더 악착같이 붙들고 그 애의 입술을 거칠게 집어삼킬 뿐이었다. “흐…으.” 아무튼, 그때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이자윤이 한평생 다방에서 살아온 가난한 부엌데기든, 심장에 무슨 병이 있어 당장 내일모레 죽을지 모른다 한들, 나는 그냥 너랑 계속 같이 있고 싶다고. 설령 세상이 뒤집힌다 해도 너와는 절대 떨어지고 싶지 않다고.
리뷰를 불러오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