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건 질색하고 추위만 편애하는 일라일 칼렌베르크가 북부 대공성에 입성했다. “어젯밤 장작을 때지 않은 게 맞느냐? 목욕물도 데우지 않은 것이 맞고? 다 식은 수프와 얼음을 넣은 차를 내어간 게 맞아?” “그, 그렇다니까요?! 제가 몇 번이고 확인했어요! 목욕물을 데우기는커녕 얼음을 가득 담아놨는데 거기서 신나게 목욕을 하시더라니까요?!” “……그 영애가 뭐라고 하더냐?” “이렇게 환대받을 줄 몰랐다고 하시던데요! 따로 챙겨주기도 힘들었을 텐데 고, 고맙다고…. 시녀장님! 역시 비꼰 거겠죠?” 대공비가 되고 싶어 달려드는 여타 다른 영애들과 똑같을 줄 알고 쫓아내려했는데, 이번 영애는 다른 의미로 좀 미친 영애 같았다. * * * “잘들어, 일라일.” 노아 펠체스터의 목소리가 무섭도록 낮게 가라앉았다. “제발 시원해보인다고 무턱대고 호수에 뛰어들지도 말고, 언 계곡에 입수하지도 마.” “네?” “네가 허락도 없이 뛰어들 수 있는 건 내 품뿐이야.” “네?!” 노아 펠체스터는 할 수만 있다면 저 빌어먹을 호수와 계곡을 죄다 흙으로 덮어버리고 싶었다. 그녀의 더위를 식힐 수 있는 건 오로지 자신 하나면 충분했으니까.
리뷰를 불러오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