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염치도 없이 제 어미를 잡아먹고 태어난 마귀 같은 것.’ 세상으로 내뱉어진 지 이십오 년 동안, 구윤의 귓가에 쉴 새 없이 목소리가 맴돌았다. 어릴 적부터 윤의 시야엔 산 자뿐이 아닌 죽은 자 또한 보였다. 들어서는 안 되는 것을 보고 듣는다는 이유로, 가족에게 버림받은 윤. 무너진 재개발 동네에서 홀로 살아왔다. 그리고 그녀를 내쫓기 위해 용역으로 고용된 서도환을 만난다. “내려와서 얘기 좀 해.” “누가 깡패 아니랄까 봐. 수틀리면 이부터 악무는 게 다 똑같네.” "지금 뭐라고?" 그에게서는 망자의 향이 났다, 금방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매캐한 향이. “……뭐 하나 알려 줄까요?” “뭔데.” “그쪽, 곧 죽어요.” * * * “이다음 고비는 제 도움 없이 못 넘길걸요.” “난 미신 안 믿어.” “……싫으면 혼자 죽든가.” 두 번이나 목숨을 빚져 놓고도 천연덕스러운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윤의 입술이 삐죽 나와 있는 게 퍽 귀여웠다. 그런 윤을 바라보던 도환이 몸을 숙여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나야 뭐…. 죽는다 해도 큰 미련은 없는데. 윤이 넌 괜찮겠어?” 저항하기 어려운 유혹에 윤이 고개를 돌렸으나, 그의 낮은 저음이 목덜미 위로 내려앉았다. “나 없으면 이제 어쩌려고 그래.” 내가 죽어도 괜찮겠냐는 듯, 물어 오는 도환을 윤은 조용히 바라보았다. 처음 마주한 구원은 그를 닮아 있었다.
작품 정보
〈패악질 외전〉은 쏠팽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네이버시리즈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에이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