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웹소설

작품 소개

“나……, 나 진짜 여기 사람이 아니면 어떡해요? 내가 빙의를 했든, 미친 진실을 알았든……, 나 진짜 공자님이 아는 그 북연의 혈통도 아니고, 이 세계 족보 어디에도 없는 불순물이면 어떡할 거냐고요.” “그럼 내가 네가 있을 곳이 되면 된다.” “……!” “네가 하늘에서 떨어진 불순물이든, 멸문당한 왕족의 유령이든 상관없다. 내 시야 안에서 숨을 쉬고, 내 가슴팍에 얼굴을 묻은 순간부터……, 네 세계는 오직 나 하나니까.” 최종 면접 탈락이라는 통보를 받고, 허탈한 마음에 공원 벤치에 주저앉아 맥주를 들이켜며 스마트폰 액정 속 답답한 여조를 향해 혀를 차던 그 찰나의 순간, 수아는 소설 속 악녀인 여조에게 빙의해 버렸다, 그것도 노예 출신으로, 남주인 태사언을 꼬시다가 그에게 죽임을 당하는. 절대로 그와 엮여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수아는 필사적으로 도망치지만, 그녀가 피하면 피할수록 사언과의 관계는 더욱 얽히고설키게 되고, 어느 순간, 태사언이라는 존재에게 한없이 흔들리며,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게 되는데……. [본문 내용 중에서] “공자님은……, 공자님은 속고 있는 거예요.” 수아의 입술에서 덜덜 떨리는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저는 북연의 마지막 남은 고귀한 핏줄이 아니에요. 나라를 잃고 억울하게 노예가 된 그 불쌍한 여자는……,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고요.” 사언의 미간에 얕은 주름이 패었다. 그의 엄지손가락이 수아의 뺨을 쓰다듬던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러니까 저는, 이 몸의 원래 주인이 아니에요.” 수아는 차오르는 눈물을 억지로 삼켜내며, 그의 깊은 눈동자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나는 낯선 세계에서 왔어요. 하늘에서 떨어졌는지, 귀신이 쓰였는지 나도 몰라요. 하지만 분명한 건, 진짜 그 여자는 다른 세상으로 가버렸고……, 지금 공자님 앞에 있는 나는, 그저 남의 몸을 빌려 숨을 쉬고 있는 불순물일 뿐이란 말이에요.” 가장 기이하고도 황당한 진실. 서해국의 그 어떤 의원이나 도사도 믿지 못할 미친 소리였다. 북연의 혈통이라는 명분이 사라진 이상, 자신은 그저 귀신 쓰인 흉측한 노예에 불과했으니까. 그러나 사언의 손은 수아의 턱끝에서 멀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거친 손바닥은 수아의 창백한 뺨을 더 깊고 완고하게 감싸 쥐었다. 그의 검은 눈동자 깊은 곳에서 일순간 당혹감이 스쳤으나 이내 그것을 집어삼키는 더 거대한 불꽃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럼.” 사언의 낮고 묵직한 음성이 방 안의 팽팽한 긴장감을 단숨에 짓눌렀다. “지금 내 앞에 있는 너는 누구지?” “……저도 모르겠어요. 내가 누군지, 왜 여기 있는지……, 나조차도 나를 모르겠는데 어떻게…….” “나는 안다.” 수아의 횡설수설을 단칼에 잘라내는 확고한 말. 수아의 속눈썹이 경련하며 치켜 올라갔다. 사언이 상체를 더욱 깊숙이 숙이며, 한쪽 무릎을 굽혀 수아가 앉은 침상 위로 올라왔다. 그의 묵색 도포 자락이 수아의 얇은 치맛자락 위로 무겁게 겹쳐졌다. “네가 북연의 유령이든, 다른 세상에서 떨어진 이계의 파편이든.” 그의 콧날이 수아의 뺨을 스칠 듯 아슬아슬하게 밀착되었다. “내 저택의 규율을 비웃고, 내 시선을 사로잡고, 끝내 내 완벽했던 이성을 뿌리째 뒤흔들어 미치게 만든 계집.” 사언의 입술이 수아의 귓바퀴를 쓸어내리며 지독하게 짙은 속삭임을 남겼다. “내가 원하는 여인.”

작품 정보

〈노예로 빙의했는데 남주가 미쳤다〉는 려희 작가의 로맨스판타지 웹소설이다.

리디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더로맨틱이다.

평점은 리디 3.5점(2명)이다.

리뷰

아직 리뷰가 없어요

첫 리뷰 쓰기

함께 볼 만한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