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하도건. 당신은 내게 바질 향이 난다고 했지만 그거 알아? 적막해진 승강기 안에서 자문자답했다. 바질도 꽃이 핀다는 거. 향신료로 쓰는 바질 잎만 수확하기 위해, 올라오는 꽃대는 펜치로 손질되는 게 바질 꽃의 운명이야. 봉오리가 맺히면 잎의 영양이 꽃으로 옮겨져서 바질 잎이 작고 뾰족해지거든. 당신이 기꺼워하던 바질 향은 그러니까 내 본질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거야. 당신은 나를 연두색의 둥글넓적한 잎사귀로 대했지만. 어쩌면. 나도 가끔은. 쓸모라곤 없는 바질의 꽃이고 싶을 때가 있나 봐. 희고 작고 안 예쁜 바질 꽃이지만 그냥 그런 상태여도 당신이 나를 원해 주길 바랐나 봐. 바질 잎은 특유의 향을 피워 값어치를 하는 가성비 템인데 말이야. 당신이 원하는 정서와 육체의 안정이라는 목적이 아니라, 목적 없이 존재만으로도 수용되는 사치품의 영역에 놓이고 싶어 하다니. 나는 단지 싼 맛으로도 즐길 수 있는 기호품일 따름인데. 다행이었다. 비서 계약 만료 시점이 닥쳐왔다는 것이.
작품 정보
〈싼 맛〉은 에피네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리디·미스터블루·네이버시리즈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봄미디어다.
연재 시작은 리디 2025년 7월 7일이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4 늘어 누적 589였다.
평점은 리디 4.1점(18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