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2, 학군지의 여름은 지옥을 방불케했다.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진 세동은 피나는 노력 끝에 의대 진학반으로 올라서지만, 그곳에서 저와 상극인 남자아이를 만난다. 한도원. 한유 집안의 장손, 전교권 수재. 태어날 때부터 완벽한 후계자로 길러진 아이. 도도한 모범생의 가면을 쓰고서 뒤로는 온갖 불량한 짓을 저지르는 놈. “야, 한도원. 너는 돈이면 다 되는 줄 알아?” “대부분 다 돼.” 눈웃음을 치며 사람을 갖고 노는 남자애는 첫인상부터 최악이었다. 짜증 나는 놈. 얽히지 않는 게 최선이겠지. 그러나 피하고 싶은 마음이 무색하게도 자꾸만 그 애를 마주친다. “너 혹시 나한테 관심 있어?” “어디 가서 그런 말 하지 마. 있던 관심도 식거든.” 성적표와 학원 시간표, 부모의 기대와 아이들 사이의 미묘한 서열. 정답만 고르며 살아야 하는 세계에서, 두 사람은 서로라는 가장 예측 불가능한 문제를 마주한다. 좋아한다고 말하기엔 미지근하고 아니라고 하기엔 이미 너무 신경 쓰이는 마음. 공부밖에 몰라야 하는 시기에 찾아온 감정은 서툴고 유치하고, 그래서 더욱 쉽게 상처가 되고… 서로가 위험한 변수라는 걸 알면서도 이상하게 눈을 뗄 수가 없다. 결국, 세동과 도원은 처음으로 정답이 아닌 것을 욕심내기 시작한다. 일러스트: 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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