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은밀한 그림 한 장이 교태가 되고, 말 없는 부부 사이에 온기가 번진다. 금기는 교본이 되고, 침묵은 속삭임이 된다. 『춘화도첩』, 그 금서가 마침내 밀첩이 되어 부부의 밤을 다시 짜기 시작한다.] <본문> “혼인한 지 벌써 삼 년이 지났는데, 금줄을 두 번은 갈았어야지. 대체 이게 어찌 된 일이냐. 사내아이 그림자조차 보이질 않으니, 내가 조상님께 무슨 면목으로 고개를 들고 살겠느냐.” “…소첩이, 부족하여… 죄송하옵니다, 어머님.” 이 댁 둘째 며느리 김씨 부인의 이마가 마룻바닥에 닿았다. 눈앞의 반질반질한 나뭇결이 눈물에 번졌다. 입술을 꾹 다물었으나, 떨림은 감추지 못했다. “몸이 안 좋은 것이라면 의원에게 보이면 될 것을. 쯧, 어찌 부군 마음 하나 잡지 못하는지!” 그 말에 김씨 부인의 어깨가 움찔했다. 떨리는 손으로 소매를 꼭 쥐었다. “다만… 다만….” * * * 보자기 안에는 시어머니가 남몰래 건네준 얇은 책자 하나가 곱게 싸여 있었다. 그녀는 손끝으로 책장 가장자리를 살며시 매만지며, 천천히 책을 펼쳤다. 방 안의 고요함은 마치 그녀가 깊은 비밀까지 조용히 비춰주는 듯했다. [춘화도첩] 김씨 부인은 주변을 다시 한번 둘러봤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책을 펼쳤다. -툭, 투툭. 넘기는 장마다 춘화가 어렴풋이 피어났다. 한 장, 또 한 장 그 붓끝에서 피어난 형상들은 마치 잊힌 숨결처럼 조용히 살아났다. [봉황승강] 여인이 위로 올라, 감정의 흐름을 이끌며 몸을 주도한다. “봉황이 하늘을 가르며 날아오를 때의 곡선을 떠올려라. 남자의 몸 위, 허벅지로 박자감과 진동을 조율할 것.” 춘화 속 여인은 옅은 옥색 적삼을 어깨 아래로 흘러내린 채, 남자의 허리에 걸터앉아 있었다. 그녀의 등은 부드럽게 젖혀져 있었고, 두 손은 남자의 가슴 위에 나란히 얹혀 있었다.
작품 정보
〈조선 규방 밀첩〉은 체리팝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리디·네이버시리즈·조아라·원스토리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에오스다.
평점은 리디 2.5점(2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