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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작품 소개

황립 마도연구원 제7연구실에는 아주 위험한 단골이 있었다. 제국 최강의 전력. 전장 하나를 혼자 끝내는 남자. 마물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아스테온 공작, 노아. 그는 비비안 헤일 앞에서만 자주 고장 났다. 귀걸이를 깨뜨리고. 멀쩡한 마도석을 비틀고. 심지어 직접 밟아놓고도 억울하다는 얼굴로 연구실 문을 열었다. “이번 건 정말 억울해.” “공작님이 직접 밟으셨다고 들었는데요.” “들켰나?” 비비안은 그가 성가셨다. 정확히는, 성가신 척했다. 노아가 고개를 숙이면 비비안은 그의 은빛 머리카락을 넘기고 귀걸이를 조율했다. 숨이 닿을 만큼 가까운 거리. 따뜻한 살갗 아래로 맥이 뛰었다. 마도석의 진동이 아니라, 사람의 체온이었다. “가만히 계세요. 아직 조율 중입니다.” “움직인 적 없는데.” 노아가 낮게 웃었다. “네가 이렇게 가까이 있으면, 움직이고 싶어지는 게 문제지.” 능글맞고, 뻔뻔하고, 잘생긴 걸 너무 잘 아는 공작님. 비비안은 몰랐다. 그가 귀걸이를 부수는 이유가, 자신을 만나기 위해서였다는 걸. 그리고 그토록 가볍게 웃던 남자가, 자신이 죽은 줄 알았던 순간 어떤 식으로 무너지는지도. 무너진 전장. 노아는 기둥을 밀어내고, 탄 천을 찢어내며 비비안을 찾았다. “제발.” 목소리가 무너졌다. “대답 좀 해줘. 나 정말…….” 잔해 아래에서 거의 사라질 듯한 맥박 하나를 찾은 순간. 제국 최강이라 불리던 남자는 처음으로 울었다. “나 잘 들을게. 이제 안 숨길게. 다치면 바로 올게. 네가 하라는 대로 할게.” 그러니까. 제발 살아만 있어. 그날 이후, 노아 아스테온은 예전의 공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그는 더는 밝게 웃지 않았다. 누구도 안심시키지 않았다. 살려달라는 마물의 울음에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마물을 짓밟고, 상급마물의 가슴을 찢어, 비비안의 몸속 독과 같은 색으로 뛰는 심장을 움켜쥐었다. “너희 같은 것들이 살고 싶어 하는 건 좀 우습지.” 그가 원하는 것은 단 하나였다. 비비안이 다시 눈을 뜨는 것. 은빛 머리칼 끝이 검붉게 물들어도. 금빛 눈이 탁해져도. 오른팔이 더는 움직이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비비안만 살아난다면. 그리고 세 해 뒤. 비비안이 눈을 떴을 때,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여전히 웃고 있는 노아였다. 다만 그 웃음은 예전처럼 밝지 않았고, 그의 몸은 이미 너무 많이 파손되어 있었다. “괜찮아. 너만 살아 있으면 돼.” 비비안은 그 말을 믿지 않기로 했다. 그가 자신을 살렸다면, 이번에는 자신이 그를 고칠 차례였다. 귀걸이를 고치던 손으로. 괜찮다는 거짓말도. 웃음 뒤에 숨긴 상처도. 자신을 살리기 위해 망가진 공작님도. 전부. 이번에 수리할 것은 귀걸이가 아니라, 노아 아스테온이었다.

작품 정보

〈파손주의, 공작님〉은 홍조은 작가의 로맨스판타지 웹소설이다.

리디에서 연재 중이며 출판사는 유페이퍼다.

평점은 리디 4.3점(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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