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올해도 어김없이 장마가 시작되었다. ‘석하야.’ ‘걱정 마.’ ‘….’ ‘이거 다 꿈이야.’ 낮고 차분한 음성에 지수가 잠에서 깨어난다. 03:02, 고작 새벽 세 시. 이중 창문을 뚫고 시끄러운 빗소리를 들으며 그녀는 오래 이어질 불면을 직감한다. 결국 잠들지 못한 채로 하루를 보낸 지수에게 태훈에게서 석하의 조모인 이재의 부고 소식을 듣게 된다. “……장마 때문에 꿈에 나온 게 아니었나.” 기껏 들른 장례식장에서 금방 나온 그녀는 재개발로 철거되기 전에, 두고 간 짐을 챙겨 가라는 태훈의 말에 과거에 살았던 집으로 향한다. 숨통이 턱턱 막히는 어둑한 골목과 익숙한 날씨. 그리고 그곳에서 지수는 마주한다. “우산 이상하게 쓰고 다니는 버릇 아직도 못 고쳤네.” 오래도록 인생을 뒤흔드는, “지수야.” “….” “참 한결같아, 너는.” 이석하를. 무려 십 년 만의 조우였다. 놀라서 떨어뜨린 우산을 줍기도 전에, 지수의 머리통 위로 까만 우산이 넘어온다. “반가워서 안아 줄 거라는 기대까지는 안 했지만.” “….” “꼭 불청객이라도 마주한 표정이네. 섭섭하게.” 꿈이 아니다. 열여덟이었던 이석하가 정말 스물여덟이 되어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지수야. 뭔가 착각하는 거 같은데.” “….” “나 너 협박하려고 온 거 아니야.” “….” “사랑하려고 온 거지.” 나긋한 목소리는 이제 사랑이라는 단어를 담는다. “이제 네 인생을 나한테 줘야지.” 지수는 이례적인 장마가 될 것이라던 올해의 일기 예보를 떠올렸다. “그게 네가 사랑한 수지 타산이잖아.” 아주 긴 장마의 시작이었다.
작품 정보
〈장마와 불청객〉은 눔키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리디·네이버시리즈·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로아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4 늘어 누적 800이었다.
평점은 리디 4.2점(5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