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 본 작품에는 극단적 선택 및 유혈 등의 장면이 적나라하게 포함되어 있으며, 가정 내 언어폭력 등 학대 및 위력과 위계에 의한 폭력 요소가 다분한 작품으로 구매 및 감상에 주의 부탁드립니다. * 전쟁 및 고문 장면 등 몹시 폭력적이고 잔인한 장면이 매우 다수 등장합니다. * 다수의 인물이 등장하는 로맨스판타지 작품으로 GL 장르 내에서 통용되지 않는 불호 요소가 있을 수 있으니 구매 및 감상에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 작가의 의도에 따라 일반적이지 않은 표현을 사용한 문장이 있습니다. “그대의 소감을 들을 수 있을까.” “…좋았습니다.” 깜박. 눈을 한 번 깊게 깜박인 아켈라시르가 꺼낸 첫마디에 긴장이 사르르 녹았다. 거짓일 수도 있다. 그저 당혹스러운 이 자리를 모면하려고 꺼낸 면피일 수도 있는데. 그런데도 좋다는 한마디가, 우습게도 좋았다. 키스 후. 아켈라시르가 꺼낸 보답이라는 단어에 어색하게 굳었던 얼굴이 부드럽게 풀어져, 드디어 미소라는 걸 지을 수 있게 되었다. 그 미소에 반대 방향에서도 손이 올라왔다. 손이 올라와서, 레이의 뺨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젖은 입술을 단정히 정돈하고, 손끝과 손등으로 조심스럽게 뺨을 보듬었다. 손이 돌아갔다. 뺨에 담겼던 온기는 금세 사그라들었다. “여태 받은 탄신 연회의 답례품이나 전하께서 주셨던 다른 보답들보다. 오늘 받은 보답이 가장 좋았습니다.” 진심. 이 애가 말하면 그리 느껴진다. 진심. 진정으로 이리 생각해서 말한다는 듯싶었다. 누구에게서도 받은 적 없기에 모든 말을 거짓이라고 여기며 믿지 않는데, 이 애는 내게 몸소 보여 주었다. 내가 말한 비밀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고, 매해 약속을 지켰다. 이곳까지 혼자 왔다. 어미가 생사의 기로에 선 위중한 순간에도 나를 보기 위해 왔다. 순진하다 싶을 정도로 타국의 나를 위해 애를 쓰는 이 애를. 나는. 멍청히 옆에 둔 레이의 손이 바닥 안으로 말려들었다. 나는 믿고 싶어. 난 널 믿고 싶어, 아켈라시르. 이 애가 내 곁에 있었으면 좋겠어. 황제의 위? 황녀? 그런 것. 아무래도 좋아. 레디앵트로 떠나서, 이 애의 시종이 되어도 좋아. 그래도 좋으니까, 이 애의 옆에 있고 싶어. 아무도 나를 바라지 않는 이곳에서 사라져서, 나를 위하고 걱정하는 이 애의 옆에서 발닦개가 되어서 평생을 살아도 좋아. 마음이 자랐다. 누구에게도 주지 않았던, 줄 수 없던 마음이 흐르는 시간 속에서 움텄다. 흔들리지 않고, 제게만 곧게 보이는 마음 앞에서 레이가 세상에 높다랗게 쌓은 미움과 적개심의 한편이 무너졌다. 레이는 울고 싶었다. 이 애에게 안겨서 엉엉 울고 싶었다. 널 따라갈래. 날 죽이지 못해서 안달하고 증오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고 싶지 않아. 날 염탐하는 이들 사이에서 늘 꼿꼿하게 날을 세우는 일이 나도 지쳐. 그래서. 그래서 레이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바꿀 수 없는 현실. 이 애도. 저도. 자신이 황제가 되지 않는 한. 아니. 황제가 된다고 하더라도. 바꿀 수 없는 현실. 그렇게 태어났으니까. 레이는 평소의 자신으로 돌아왔다. 비틀린 미소로 받은 다정함을 돌려주었다. 젖은 입술이 달빛에 해반드르르하게 빛났다. 예뻐. 하지만 차게 식어서 감기라도 걸리면 곤란하다. 레이는 제 손으로 아켈라시르의 입술을 정돈했다. “처음인가.” “예, 전하.” “그래. 그렇군.” 처음. 처음이라는 말이 기껍다. 레이의 미소가 조금 더 짙어졌다. * 1년에 단 하루. 그마저도 몇 시간. 아니. 사실은 겨우 몇 분뿐. 그 속에서 사랑이 피어날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하다면, 그 사랑은 대체 얼마나 깊고도 짙을까. 제국 엘 브릴란스의 황녀 세피알레이나와 왕국 레디앵트의 왕녀 아켈라시르. 1년에 단 하루뿐인 만남에서 피어난 애틋한 사랑이 피로 범벅이 된 전쟁으로 이어져서 상대방을 향해 검을 겨누게 되는 두 사람의 결말은?
작품 정보
〈[GL] 무정형의 적색〉은 훙넹넹 작가의 로맨스판타지 웹소설이다.
카카오페이지·리디·네이버시리즈·봄툰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대시우드다.
평점은 리디 5.0점(2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