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같이 어린 건 늘 보호자가 필요한 법이라.” 욱신거리는 콧잔등을 부여잡고 씩씩거리는 동안, 의자에 앉은 그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메뉴판을 뒤적거렸다. 맨날 보는 메뉴판 무어 볼 게 있다고. 나는 그런 그를 불만스레 바라보다 뾰로통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난 보호자 싫어요.” “…….” “아, 아저씨 애인 하고 싶은데.” 어이구, 두야. 내 말에 최이범의 건너편에 앉아 있던 철이 아저씨가 남사스럽다는 듯 이마를 짚었다. 그러든 말든 나는 최이범을 향해 노골적으로 들이대기 바빴다. 제발 내 마음 좀 알아 달라 간절한 눈빛을 보내면서. 그런 내 눈빛에 최이범이 너털웃음을 지었다. “철아. 어쩔까.” “네?” “열네 살이나 어린 게 막 달려드는데 얼씨구나 받아 줘야겠냐?” “저, 저라면 받아 줄 것 같습니다.” 웬일로 철이 아저씨가 내 편을 들어 준다. 나는 한껏 신이 나 두 손을 모으고서 철이 아저씨 쪽으로 몸을 돌렸다. “문영이가 이제 스무 살인데 이건 뭐 완전히 형님한테 남는 장사 아닙니까?” 그렇지, 그렇지. 당연히 남는 장사지. 내가 훨씬 어리고 탱탱하잖아. 아저씨는 서른네 살이고. 내가 마구 고개를 끄덕이자, 최이범이 못 말리겠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문영아. 남는 장사란다.” 탁. 메뉴판을 덮은 그가 무언가를 결심한 듯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아저씨 너랑 만날까?”
리뷰를 불러오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