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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작품 소개

인외공 촉수달렸공 집착순애공 #첫눈에반했공 해양덕후수 공에게이름지어줬수 #공외에는관심없수 “너는 대체 뭐야? 무슨 종이고, 어디에서 왔어?” 동해의 깊고 깊은 심해에서 건져 올려진 정체불명의 개체를 감시하라는 명령을 받은 서하. 그는 매일 오후 두 시마다 거대한 수조 속 생명체를 바라보며 보고서를 작성한다. 두려움과 혐오감이 앞선 것도 잠시 서하는 괴생명체를 향해 인사를 건네고, ‘리’라는 이름까지 지어 주게 된다. “나…. 서하. 안녕.” ‘리’를 관찰하기 시작하면서 서하의 주변에서 이상한 일이 생기고, 심지어 어느날 ‘리’가 서하에게 말을 걸어오는데…. [미리 보기] [발광 기관 배열, 2일 차 대비 집중도 증가. 전면부 중앙으로 추정되는 영역에 두 개의 고광도 기관 확인.] 두 개라니. 인간의 눈과 같은 수라는 사실이 영 별로였다. 기록을 마치고 손을 들었다. 어제와 같은 속도로 손가락을 한 번 폈다 접었다. “안녕.” 수조 안쪽에서 파동이 일었다. 이번에는 반응이 더 빨랐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검은 물이 잘게 흔들렸다. 유리 벽 가까이 붙어 있던 촉수 말단이 아주 천천히 움직이고, 빛들이 짧게 점멸했다. 정말 말을 알아듣나?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타이밍이 너무 정확한 반응이다.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는 건 아니겠지만, 어쩌면 상호 작용이 가능할 수도 있었다. 외부 자극에 반응한다는 것만으로도 더 테스트해 보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다. “음.” 아무래도 조금 더 친한 척을 해 봐야겠다. 상호작용의 기본은 통성명인데, 냅다 괴물이라고 부르면서 친한 척을 할 수는 없었다. 저게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렇다고 정식 이름을 붙이고 싶지도 않았다. 그 정도로 친해지고 싶은 건 아니었다. 눈앞의 본체는 여전히 거대한 검은 덩어리에 가까웠다. 그래서 머릿속에 떠오른 첫 단어는 덩어리였다. 덩어리. 발음하기 귀찮았다. 잠깐 고민하다가, 조금 더 줄여 봤다. 그리고 아주 작게 그를 불렀다. “리.” 빛들이 동시에 부르르 떨렸다. “리, 안녕.” 한 번 더 부르자, 유리 벽 안쪽의 검은 물이 앞으로 밀려왔다. 수조가 견고해서 다행이었다. 일반 수조였으면 저 정도 압력을 견디지 못했을 테니까. 코앞으로 다가온 존재감에 손바닥이 축축해졌다. 아무리 봐도 소리를 알아듣는 거 같은데, 그럼 이 덩어리 어딘가에 청각 기관 비슷한 게 있다는 건가. 한 걸음 더 가까이 갔다. 유리 벽까지는 아직 거리가 있었다. 안전한 거리에서 조금 더 크게 말을 붙였다. “리, 잘 있었어?” 그 순간 수조 안쪽이 크게 꿈틀했다. 검은 물 전체가 한꺼번에 숨을 들이켠 것처럼 움직였다. 붙어 있던 촉수 몇 줄기가 안쪽으로 말려들고, 발광 기관들이 일제히 깜빡이기 시작했다. 깜빡. 깜빡. 깜빡. 빛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두 개로 좁혀져 있던 고광도 기관 주변으로, 더 깊은 곳에 있던 빛들이 한꺼번에 켜졌다. 청록과 보랏빛, 그보다 더 어두운 색이 물속에서 번졌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아주 빠른 속도로. 기괴했다. 아름답다는 말은 너무 인간적이고, 무섭다는 말은 너무 단순했다. 뇌가 해석하기를 거부하는 징그러운 장면이었다. 숨이 막히고, 이어 다리에 힘이 풀렸다. “…….” 비상 버튼을 눌러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그러나 손을 뻗기도 전에 시야가 아래로 기울었다. 넘어진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뒷머리에 무언가 닿았다. 물컹한 게 바닥은 아니었다. 차갑고 탄력이 있었으며, 살아 있는 조직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머리카락 사이로 스며든 것이 손인지 촉수인지 판단하기도 전에, 머릿속으로 찬물이 확 밀려들었다. 정말 머릿속이었다. 피부가 아니라, 뇌 한가운데에. 얼음처럼 차가운 것이 정수리에서부터 눈 뒤쪽까지를 한 번에 쓸고 내려갔다. 숨이 끊기듯 멎었다가, 곧바로 폐가 공기를 빨아들였다. “헉.” 바닥에 주저앉은 상태 그대로 눈을 떴다. 차가운 벽에 등을 기대고 품에는 클립보드를 꼭 끌어안고 있었다. 뒷머리를 만져 봤으나 아무것도 없었다. 젖지도 않았고, 상처도 없었다. 손바닥에 묻어나는 것은 차가운 땀뿐이었다. 손을 내리고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 수조 안쪽, 검은 물 너머 발광 기관이 딱 두 개만 남아 있었다. 다른 빛들은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청록빛 두 개가 유리 벽 바로 안쪽에 달라붙어 나를 빤히 응시했다. 이제 꼭 사람의 눈 같았다. 정말로, 그렇게밖에 보이지 않았다.

작품 정보

〈심해 납치〉는 문스 작가의 BL 웹소설이다.

리디에서 연재 중이며 출판사는 BLYNUE 블리뉴다.

연재 시작은 리디 2026년 10월 20일이다.2026년 10월 25일 기준 연재 회차는 리디 65화다.

최근 7일(10/21~10/27) 순위는 리디 랭킹 최고 13위다.

평점은 리디 5.0점(1,081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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