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제 와. 내가 우리 자기를 얼마나 눈 빠지게 기다렸는데.” 난 미친 사람에게 쫓기고 있었다. 아이를 밴 채로. 기어이 그 악마 같은 남자는 내 뱃속에 제 씨를 뿌리는 것에 성공했다. 하지만. “죽을 때까지 내 빚이나 갚아야 하는 인생이 퍽 심심해지셨어요?” “대, 대표님…….” “그래서 한번 뒈져 볼까, 싶었어?” 범태후는 또다시 날 찾아냈다. “네 빚이 얼마인데 멋대로 죽으려고 해. 널 사 줄 새끼는 세상에 나뿐인데.” 저 남자가 내 아버지를 어떻게 죽였는지 잘 기억하고 있었다. 아까부터 쿵쿵 울리는 가슴이 멎을 듯 뛰고 있었다. “너 기다리는 동안 붙어먹고 싶어 돌아 버리는 줄 알았어.” 끊어 내야 할 악연의 고리. 아무리 도망치려 애써 봐도 폐곡선처럼 결국 그가 있는 곳으로 돌아오고야 마는. 태후의 입술이 비틀어져 올라갔다. “그럼 이제 벗어야지, 이서야.” 호흡이 멈췄다. 어딘지 돌아 버린 듯한 눈빛에 깨달았다. 이 밤은 결코 호락호락하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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