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끼익-끼익 맞물려진 나무바닥 널판지들이 서로 부딪치는 불쾌한 소리가 방 안에 감돌았다. 고개를 돌려 바라볼 수는 없지만 내 뒷편에서 인기척이 느껴지는 것으로보아, 잠시 집밖으로 나갔던 그가 돌아온 것 같았다. "비가 조금 오네" 그의 목소리였다. 허스키한 걸걸한 그의 목소리가 묵직한 울림이 되어 방 안에 맴돌았다. "왜 그래? 왜 이리 벌벌 떨어?" "....아.." 말이 쉽사리 나오지 않았다. 구속되어 있는 몽뚱아리건만, 진정해야 한다는 마음은 온데간데 없고 온몸이 두려움에 벌벌 떨리고 있었다. 그가 다가와 내 어깨를 감싸 쥐었다. "앞으로가 기대되서 그러는거야? 귀엽긴" 어깨에 닿은 그의 손이 매우 차갑다. 빗방울이 튄 것인지 아직도 손 곳곳에 물방울이 맺혀 있다. 혹시 모를 희망의 끈을 기대하며 천천히 어깨 위로 올려진 그의 손,정확히 말해 엄지 손가락과 검지 손가락 사이를 유심히 바라봤다. 그리고 보았다. 그의 두 손가락 사이에는 분명한 흉터가 있었다. "많이 추운것 같으니, 이제 몸을 좀 달궈줘 볼까?" 잔혹한 웃음을 띠며 그가 도구들이 즐비한 책상으로 다가가 토치와 큰 양초 하나를 손에 쥐었다. 왁싱 플레이를 할 생각인가 본데, 그것은 그리 무섭지 않다. 몸에 촛농이 튀고 가벼운 화상이 생기는 것 정도는 수십번도 더 겪어봤다. 눈 앞의 사내가 내 몸에 촛농을 뿌린 횟수만 손가락을 가득 채우고도 남을 것이다. 하지만 두려웠다. 그가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다가오는 것도 그의 허스키한 목소리도 그의 행복에 겨운 미소도 그의 모든것이 두려웠다. 그때 마음속 갇혀있던 말이 머릿속으로 스며들어 타자기처럼 심장과 같이두들겼다. 분명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 최악의 경우를 맞이 할 수 있다는 공포심을 이기지 못해 차마 말하지 못했지만, 터질듯 죄여오는 심장이 끊임없이 목구멍을 간지럽게 만들었다. [당신, 대체 누구야] 나는 구속되어 있고 그는 나를 고문한다. 지금 이 순간, 이곳에는 우리 두 사람 외에는 아무도 없다.
작품 정보
〈[SM][비.명(Scream)]〉은 피림 작가의 공포 웹소설이다.
조아라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다.
연재 시작은 조아라 2019년 4월 2일이다.2026년 10월 17일 기준 연재 회차는 조아라 13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