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웹소설

작품 소개

나나가 짐을 들고 현관을 나서려는 정우의 손목을 잡았다. 온몸을 얻어맞은 상처가 낫지 않아 비틀거리며 다가와 동앗줄처럼 자신을 부여잡는 그녀의 손을, 정우는 매몰차게 털어내지 못했다. "저도... 저도 데려가주세요." "내가 너 팔아버리면 어쩌려고?" "안 팔 거잖아요." "그걸 니가 어떻게 아는데." "팔아버릴 애 아빠는 왜 죽여줬는데요?" "......" 정우는 할 말이 없어 허, 짧게 바람빠지는 소리를 내며 꿇어앉은 채 자신을 올려다 보는 나나의 멍투성이 얼굴을 내려다 보았다. 그녀의 작은 얼굴 속에는 간절함과 당돌함이 공존했다. "어차피 아저씨 아니었으면 아빠한테 맞아 죽을 목숨이었어요. 저희 아빠 빚도 많은데 그거 다 저한테 올 거고, 또... 이대로 아저씨만 가버리면 저 살인죄로 잡혀 들어가요." 맹탕인 줄 알았더니. 말을 이렇게 많이 잘하는 줄은 몰랐다. 정우의 눈썹이 삐딱하게 기울었다. 그의 미간이 좁혀지는 걸 보고 조급해진 나나가 말을 더했다. "아저씨가 제 엄마 아빠 죽여줬으니까, 저도 아저씨가 죽이고 싶은 사람 두 명 죽여줄게요." "...뭐?" 피곤한 기색이 역력할 뿐 당황한 안색은 없던 정우의 차갑고 딱딱한 표정 위로 한 줄기 금이 갔다. 나나는 이때를 놓치지 않았다. "그러니까 그때까지는 아저씨 옆에 있을 수 있게 해주세요." "......" 정우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기구한 팔자를 타고난 그렇고 그런 여자애들 중 하나인 줄 알았는데, 정우는 이제야 나나의 눈을 똑바로 볼 수 있었다. 그속에는 살아남겠다는 무모하고 필사적인 마음이 푸른 불꽃처럼 타오르고 있었다. 힘없는 새끼고양인줄 알고 한 번 구했더니, 이게 호랑이 새끼였구나. 정우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정우가 손에 든 수트케이스에서 작게 접어둔 비닐소재 가방을 하나 꺼내 나나 쪽으로 던졌다. 혹여 놓은 사이 정우가 가버릴까봐 두 손에 여유가 없던 나나는 그가 던진 가방을 얼굴에 가볍게 맞았다. "...5분. 필요한 것만 빨리 담아." 벙찐 표정으로 3초간 정우를 올려다 보던 나나는 이내 얼굴에 웃음을 피우며 고개를 마구 끄덕였다. "네!" 정우는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쟤도 참, 저렇게 웃을 일이 아닐 텐데. 자기가 어떤 곳으로 휘말려 갈 줄 알고 저렇게 웃는 건지. ...나도 참, 이러고 있을 일이 아닌데. 무슨 생각으로 그곳에 이 애를 데려갈 생각을 한 건지. 정우가 2분 지난 시간을 손목시계로 확인하며 머리를 헝클였다. 지금이라도 두고 그냥 가버릴까.

작품 정보

〈버려진 여자를 돌보는 일〉은 시공석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조아라에서 연재 중이다.

연재 시작은 조아라 2023년 7월 15일이다.2026년 10월 16일 기준 연재 회차는 조아라 1화다.

리뷰

아직 리뷰가 없어요

첫 리뷰 쓰기

함께 볼 만한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