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늦가을, 사당 마당의 은행나무는 해마다 같은 자리에서 잎을 떨구었다. 아무도 그 나무가 무엇을 지켜보았는지 알지 못했다. 한 세대 전, 그 아래에서 나눈 밀어와 마지막 입맞춤을. 그리고 한 세대 뒤, 같은 자리에서 되풀이된 또 다른 밀회를. 사람들은 신라를 성골의 나라라 불렀다. 하늘이 내린 핏줄, 가장 귀하고 가장 순수해야 할 그 혈통을 지키기 위해, 이 나라는 형제를 남편으로, 자매를 아내로 삼는 일마저 마다하지 않았다. 그것을 신성한 의무라 불렀다. 그러나 핏줄로 지켜낸 것은 결국 무엇이었을까. 한 여인은 사랑하는 이를 사당 그늘 아래 묻어둔 채, 평생 다른 이름으로 살아야 했다. 그녀의 딸은, 알지 못한 채 어머니와 똑같은 자리에서 똑같은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그 사랑의 끝에서, 딸은 결국 손에 독배를 들었다. 이것은 단죄받아야 할 이야기일까, 아니면 애도받아야 할 이야기일까. 훗날 사관들은 이 사건을 짧게 기록했다. "공주, 상대등을 독살하다." 그 짧은 문장 뒤에 감춰진 것이, 두 세대에 걸친 사랑과 배신과 침묵의 전부였다는 것을, 그들은 결코 적지 않았다. 이 이야기는 그 침묵을 대신 전한다. 성골이라는 이름 아래 태어난 두 여인, 그리고 그들이 사랑한 두 사내의 이야기. 하나는 이루어지지 못해 괴물이 되었고, 하나는 이루어지지 못해 살인자가 되었다. 그 시작은,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던 어느 봄날의 책봉연이었다.
작품 정보
〈성스러운 핏줄 (신라의 마지막 공주)〉는 겨울홍매화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조아라에서 연재 중이다.
연재 시작은 조아라 2026년 6월 29일이다.2026년 10월 16일 기준 연재 회차는 조아라 22화다.
![비수의 꽃 [제국의 태양 들]](https://cf-image.joara.com/literature_file/cover_file/20240624_1012366004.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