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베니! 흙 먹지 말랬지!” 첫 만남에서의 그 아이는 사고 치기 바쁜 천둥벌거숭이였고. “누나, 뽀뽀해야 약혼하는 거라면서. 나 뽀뽀해 줘.” “그렇게 약혼하고 싶어?” “응!” “왜 하고 싶은데?” “누나랑 딴딴따단 할 거야.” 몇 년이 지나 약혼할 때는 우주를 닮은 눈망울을 가진 천사였다. 당시의 나는 알지 못했다. 베니가 어떤 성인이 될지. 지문이 덕지덕지 묻은 안경을 쓴 그는 앞머리를 이마에 납작하게 붙여 얼굴 절반을 가리고 있었다. 할아버지도 입지 않을 구닥다리 옷을 걸치고 연구실과 집, 테니스 클럽만 오가는 그의 일상에 나는 속이 터졌다. 심지어 우리는 손만 잡았다. 최대치의 스킨십이 뽀뽀였다. 순수해도 너무 순수했다. 남녀 간의 색사에 지대한 관심이 있는 내게는 고역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런 못난이와 평생을 함께해야 하는 건가. 갈림길엔 선 나는 마침내 결심했다. * “난……. 나는 누나밖에 없어. 어려서부터 꿈이 누나랑 결혼하는 거였는데.” “다 큰 애가 왜 이리 불쌍하게 굴어. 눈물 그치고. 응?” “날 동정해 줘. 불쌍해 보인다면 관심 가져 줘.” 분명히 내가 먼저였을 텐데. 귀여운 천사에게 반해 여름날의 호숫가를 데리고 다녔을 텐데. 마치 그가 먼저였던 양 베르나르도는 서럽게 흐느꼈다. * 순진무구한 강아지인 줄 알았더니 다시 보니 요망한 구석이 있었다. 좆을 바짝 세우고 졸라대는 게 발정기의 수말과 다름없었다. “뭐야, 베니. 발랑 까져 가지고.” 팽팽한 성적 긴장감을 지우려고 나는 너스레를 떨면서 욕조 수면을 탁 튕겼다. 잔 물방울이 그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다. 반사적으로 깜빡이는 푸른 눈에 그물 같은 물결 빛이 아른거렸다. “사실 부끄러워. 그치만 난 누나를 얻을 수만 있다면 뭐든 할 거야.” “나는 멋대로 구는 남자는 싫어.” “안 그럴게. 그럼 나 어떻게 하면 돼? 알려줘.” 봉긋하게 드러난 젖가슴을 그가 홀린 듯이 바라봤다. 이성이 마비된 사람처럼 눈이 멍하게 풀렸다. “누나 몸…… 너무 야해.” “하아, 내가 뭘.” “나 지금 머리에 피가 쏠려서 어지러워. 코피 날 것 같아.”
작품 정보
〈업어 키운 약혼자가 어느 날 달라졌다〉는 은호영 작가의 로맨스판타지 웹소설이다.
리디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파노라마다.
평점은 리디 4.4점(62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