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롱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던, 어느 여름날에 만난 그 애. 동화 속 왕자님 같던 이해건은 나의 동경이자 질투와 선망의 대상이었다. “너, 나랑 중학생 때 같은 반이었지?” “…….” “이름이…… 차수련이었나? 맞아?” 나는 그 애가 좋았다. 그 애와 있으면 내가 꼭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아서, 나를 연민과 동정이 아닌 진짜 친구로 봐 준 단 한 사람이라서……. 그가 다가올수록 나는 자꾸만 그 완벽함의 한 조각이 되고 싶었다. 탈이 날 걸, 분수에 어울리지 않는 걸 알면서도 나는 그 애가 더 욕심이 났다. “너 나 좋아해?” 나는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니었다. 왕자님의 키스도, 금은보화도, 순정 만화 속 달콤한 클리셰도, 그저……. “좋아해.” 좋아한다는 한 마디. 그거면 될 것 같았다. * * * 절망 끝에서 손 내밀어 준 나의 첫사랑은 기어코 나를 절벽 끝으로 몰아넣었다. 그는 그것을 사랑이라 불렀고, 나는 부정했다. “잘못했다……, 가 아니라. 좋다고 해야지. 내가 좋다고……. 아니면, 건영이가 더 좋아서 그래? 걔는, 더 잘해? 정신, 나가게?” 우리는 철저히 엇나갔다. 어딘가 고장 난 기계처럼 삐거덕삐거덕 불협화음을 내며 맞물렸다. 이런 게 진정 사랑일까? 만약 이게 정말 사랑인 거라면……, 나는 매일 밤 그토록 간절히 기도하지 않았을 것이다. 네가 날 좋아해 주길, 우리가 같은 마음이기를 말이다. “넌 날 좋아하는 거야. 역시 너도 날……, 좋아하는 거라니까.” 악마 같은 속삭임이 귓가에 맴돌았다.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아무런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내 폐부를 가득 채운 이 향기에 질식해 죽어버리고 싶을 뿐. . “네가 없으면 난, 아무것도 아니야. 정말……, 아무것도 아니란 말이야…….” 그래, 우리 함께 이 지옥 속으로 추락해 보자.
〈써머 헤이즈(summer haze) [19세 완전판]〉은 살랑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카카오페이지에서 완결된 작품이다.출판은 비스킷미디어에서 맡았다.
태그는 나쁜남자, 동정남, 상처남, 소유욕/독점욕, 순정남이다.누적 조회 수는 219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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