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륜 남주가 수위도 모르고 날뛰는 19금 피폐 소설 속으로 빙의했다. 그것도 방 밖으로 나가지 못해서 죽는 엑스트라, 카렌티나 로레인으로. ‘이대로 죽을 순 없어. 난 살 거야.’ 살아남기 위해 핵 고구마 소설을 비틀어 버리기로 결심했다. 죽을 고비를 넘긴 것도 잠시, 빙의 버프가 이런 건가? 남주를 똑같이 닮은 인형을 소환하질 않나, 이 세계의 유일한 능력까지 얻게 된다. 엑스트라인 카렌티나가 사실 먼치킨이었다니?! 능력을 이용해 원작에서 죽었던 사람들을 모두 살려 주고 어쩌다 보니 주인공들도 꽃길 걷도록 도와주며 편하게 살날만을 꿈꿨는데……. 그들의 행동이 이상하다? “저희 이제 계약 약혼을 끝내요.” 카렌티나의 말이 끝나자마자 갑자기 주변의 온도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뭘…… 끝내?” “약혼이요. 애초에 우리는 서로를 위한 이해관계, 즉 동업자였잖아요.” 믿을 수 없는 소리를 들었다는 듯 피식 웃은 이그니스가 가늘고 예쁜 손가락으로 찻잔을 톡톡 두드렸다. 형형한 눈빛에 등 뒤로 오소소 소름이 돋았지만 질 수 없었다. “나와 파혼하면 누굴 만날 생각이지? 설마 저놈인가?” “아니에요! 시온은 인형이라고요!” 이그니스의 붉은 눈동자가 흉포해졌다. 왜 그렇게 보는 건데? 설마 죽이려는 거 아니지? 다시 사망 플래그를 꽂은 건 아닐까 걱정스러운 그때. “개새끼 같은 남자가 좋다고 했나?” “개, 개새끼……. 대형견이라니까요! 누가 들으면 오해할 소리를 자꾸 해요.” 카렌티나는 울상을 지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대형견이든, 뭐든.” 이그니스의 잡아먹을 듯한 시선에 숨이 턱 막혔다. “말 잘 듣는 개는 내가 할 테니까, 넌 내 옆에 있어.” 아니, 이게 무슨 미친 소리죠? 그저 살아남기 위해 원작을 비틀었을 뿐인데 아무래도 다 망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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