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동거녀. 제가 하면 어때요? 대신, 당신이 생각하는 대표 교체안, 재고하고요.” 김승모는 눈앞의 먹잇감, 윤세오를 훑었다. 그에게 회사만 주고 내쳐질 여자. 기술이든 뭐든 모조리 빼앗길 여자. 그런데, 지독하게 예쁜 여자…. 피식 웃은 남자가 담배를 꺼내 입술 사이에 끼웠다. 느리게 입가에 닿았다 떨어지는 손짓조차 우아했다. “내가 원하는 동거녀, 단순 동거녀는 아닐 텐데요. 나는 ‘척’은 못하는 사람이라.” “옷도 벗어볼래요?” 고매한 음성은 뜻밖에도 천박하기 그지 없었다. 종잡을 수 없는 남자였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세오는 카디건을 소파에 내려놓고 남자가 원하는 대로 실행에 옮겼다. “정말 후회 안 할 자신 있습니까?” 남자가 이내 남은 한 손으로 그녀의 턱을 세웠다. “내가 좀… 편한 관계를 지향하는 편은 아니라.” 그쪽이 힘들 수도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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