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퍼츠가는 품위 있게 재산을 탕진했다. 그 긴 세월만큼이나 우아하게. 카시카가 어린 나이에 팔리듯 람플리가에 시집간 것 역시 가문의 탕진 때문이었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탓일까. “빚을 갚아 주셔야겠습니다, 부인. 280만 골드요.” 자신의 하나뿐인 혈육이자 어린 삼촌, 엘퍼츠 백작이 저지른 일들 말이다. “그렇게 큰돈은 없어요.” “그렇다면 절 정부로 삼아 주시죠.” 어두운 저택, 죽은 후작. 결혼하자마자 과부가 된 카시카 람플리 부인. 새하얀 웨딩드레스 대신 검은 상복을 입은 지 어언 10년. 노아와 계약한 지 채 반년이 되지 않아,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여겼던 실크 드레스와 깃털을 빼곡하게 채워 만든 숄을 두른 카시카가 창밖으로 떨어지는 눈을 바라봤다. “어차피 당신은 나 안 좋아하잖아요.” 따분하고 멍청한 사기꾼, 향락에 뒤덮인 사교계, 이기적인 왕자, 포도주 향과 열기, 마지막으로. “그딴 것도 오해라고.” 늘 재수 없는, 노아 랑브로이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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