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다정 씨는 참 쉬워. 주제도 모르고 날뛰는 것도 그렇고.” 임신을 위해 맺어진 정략 결혼. 이 결혼의 목적은 오로지 임신 그뿐이었다. 그의 아이를 가질 수만 있다면 어떤 모멸도 기꺼이 감내할 수 있었다. “언제 지쳐 먼저 나가떨어질지 궁금했는데 기어이 내 밑에 눕겠다?” “나에게도 기회는 줄 수 있잖아요. 적어도 한 번은.” 윤현의 아내로 그의 곁에 머무르기 위해 내뱉은 마지막 발악이었다. 여기서 더 물러나면 그야말로 지옥을 향해 스스로 뛰어드는 꼴이었으니. 서늘하기 짝이 없던 윤현의 눈동자에 이채가 돌던 밤. 많은 것이 바뀌었다. “내가 원하는 건 그게 뭐든 전부 맞춰 준다고 했지.” “네, 그럼요.” “내가 어디까지 원할 줄 알고. 네 따위가.” 다정을 안는 윤현의 눈빛에 욕망 그 이상의 무언가가 들어찼다. “그렇게 간절하면 기꺼이 받아들여 봐. 시궁창에 빠진 그 인생, 구제할 유일한 기회를 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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