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도 깨어난다는 경칩의 날, 열한 살의 시연은 높다란 회색빛 벽 앞에 서 있었다. 아버지의 선택으로 거대한 재벌가에 팔려 오듯 들어온 아이. 그 집에서 그녀에게 주어진 것은 이름이 아닌 역할, 그리고 단 하나의 규칙이었다. “없는 듯이 지내.” 그렇게 아홉 번의 겨울을 보내고, 열 번째 봄이 왔다. 그 긴 시간 동안 시연에게 손을 내밀어준 사람은 단 하나. ‘이거 써.’ 차갑고 무심한 얼굴로, 그러나 누구보다 먼저 재킷을 벗어 덮어주던 사람. 권사혁. 언제부터였을까. 그를 향한 마음에 잎이 틔운 것이. 어쩌면 어둠 속에서 이팝나무 꽃처럼 하얗게 빛나던 그의 손을 처음 본 그날부터였는지도. 그러던 열 번째 봄의 어느 아침, 그가 말했다. “이시연, 나랑 결혼하자.” 그것이 누군가의 계산에서 비롯된 말임을, 시연도 모르지 않았다. 그래도 괜찮았다. 겨울이 아무리 길어도, 끝내 봄은 오고야 마는 법이니까. * “……초콜릿이 여기에도 발렸나, 다네.” 혼잣말처럼 흘러든 사혁의 목소리가 감미로웠다. 어깨를 쥐고 있는 손길은 강했지만 아프지 않았다. 무엇보다 뜨겁게 달궈진 뺨이 그의 입술로 차게 식어가니 얼얼한 통증을 반감시켰다. “시연아.” “흐, 하…… 으응?” “함부로 남자를 들이면 안 되는 거야.” “네?” “그건, 먹히기 딱 좋은 구도거든.”
작품 정보
〈너의 계절〉은 모카의습도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리디·미스터블루·네이버시리즈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조은세상이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9 늘어 누적 381이었다.
평점은 리디 4.3점(15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