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지. 이제 네 마음속에, 더 이상 내가 없어?” “야, 그거 들었어? 우리 아카데미에 황자 저하가 다닌대!” 빙의했다. 내용만 드문드문 기억나는 소설 속으로. “저, 정답은…… 3이, 입니다…….” 난 수학 선생님의 질문에, 말을 더듬는 그 아이를 빤히 바라보았다. 너드. 말더듬이. 그 아이를 칭하는 말이었다. 남들은 그 아이를 놀리며 피하기 바빴지만, 나는……. “안녕, 마틴. 난 린지 리트베르크야. 괜찮다면, 나랑 이번 수행 평가 조 같이 할래?” 이상하게 그 아이와 더 친해지고 싶었다. *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는 법이었다. 마틴이 아카데미를 떠나고, 우리가 전서만 주고받은 지 한참이 지났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하던가. 어느 순간 끊긴 전서에 서운했지만, 난 씩씩하게 인생을 살아 나갔다. 나중에 만날 그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노력 끝에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 후 황실에 취직했고, 제1 황자 저하의 비서로 일하게 되었다. 고군분투하던 어느 날, 여태 단 한 번도 날 부르지 않던 제1 황자 저하의 호출을 받았다. 떨리는 마음으로 들어가자, 익숙하고 또 잊을 수 없는 향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궁금했어. 네가 어떤 모습일지.” 황자 저하가 무언가를 내 손 위에 올려 두었다. 그건…… 내가 마틴에게 작별 선물로 주었던 물건이었다. “린지, 고개를 들어. 나를 봐.” 그 시절, 의문스럽던 아이. 나와 제일 가깝게 지냈지만, 알 수 없던 아이. 이제야 모든 의문이 풀렸다. 나는 결국 그 이름을 꺼낼 수밖에 없었다. “마틴.” 황자 저하는, 내가 오랫동안 그리워한 그 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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