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 <순남이>와 <각인 후>는 연작입니다. 각 작품은 독립적으로 감상이 가능하니 구매에 참고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본 작품에는 강압적인 관계, 폭행, 고문, 낙태 등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품 감상에 참고하시길 부탁드립니다. 각인, 그 후 모든 것이 바뀌었다. 오로지 속죄 의식으로 생을 이어가던 상수는 ‘끝’을 바랐다. 그런 상수를 홀로 사랑한 성철은 그가 살길 바랐다. 죽음을 기다리는 상수와 상수를 살리기 위해 위험을 감수한 성철. 그러던 어느날 최 사장의 폭력을 견디지 못한 상수는 성철에게 각인을 구걸한다. 그리고 각인 후, 상수는 성철의 마음을, 성철은 상수의 고통을 알게 됐다. 평행선을 달리던 두 사람 사이가 변하기 시작했다. [책 속으로] 성철은 그 길을 닦아 내려는 듯 입술을 내리눌렀다. 그 조심스럽고 간지러운 접촉에 상수는 어깨를 굳혔다. “왜…… 왜 그래? 미쳤어?” “왜?” 태연한 성철의 목소리에 상수의 입은 벙긋거리면서도 할 말을 찾지 못했고, 시선은 어지러이 허공을 헤맸다. 성철은 상수의 혼란에 보란 듯이 뺨에 입술을 묻었다. 상수는 제 볼을 타고 퍼지는 성철의 숨결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눈을 흘겼다. “차라리 박아, 이러지 말고…….” “왜?” “뭐가 왜야? 이건 마치…….” 성철은 상수의 눈을 직시했다. 불쾌함을 가장한 당황함, 그 더 깊은 심연엔 초조함이 비쳤다. 상수도 성철의 감정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것은 쉽게 무시할 수 있는 쓸모없는 잡상(雜想)에 불과했다. 내가 불쌍하니까, 편할 때 박기 좋으니까, 그 이유로도 떨치기 어려운 날이면, 어차피 곧 죽을 건데 무슨 상관일까 하고 넘겨 버렸다. 그러나 각인이 문제였다. 당장 죽을 것 같은 고통을 모면해 보려 상수가 선택한 임시방편 중 하나가 모든 걸 뒤흔들어 버렸다. 상수는 엄지와 검지로 제 바지를 살며시 잡고 있었다. 움켜쥐지도, 잡아당기지도, 들러붙지도 못했다. 그저 낯가리는 아이처럼 손을 벌벌 떨며 느껴지지도 않을 미미한 악력으로 흙범벅이 된 바짓단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고 있을 뿐이었다. 너는 이런 아이였구나. 성철은 페로몬 과다 개방으로 퇴보한 듯한 상수를 보며, 그가 갈 수 없는 과거라는 시간 너머의 상수를 보았다. 성철이 뿌리치지 않고 그 자리에 서 있자 상수는 고개를 올려 눈을 맞췄다. 성철은 아픈 눈으로 자신을 내려다봤다. 그래서일까, 상수의 입술은 홀린 듯 움직였다. “날 버리지 마…… 버리지 말아 줘.” 눈물샘이 망가진 듯 가는 눈물이 한없이 떨어졌다. 상수는 목 안으로 흐느끼며 울고 있었다. 성철은 그대로 쪼그려 앉아 상수의 양 뺨을 손으로 감쌌다. 상수는 성철의 손등에 제 손을 포갰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제발…….” 형편없이 떨리는 목소리였다.
작품 정보
〈각인 후〉는 이소하 작가의 BL 웹소설이다.
현재 이용할 수 있는 연재처가 없다.출판사는 마담드디키다.
평점은 리디 4.5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