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현아 泫娥 (빛나게 눈물을 흘리는 예쁜 여자아이) 흑륜 黑陯 (빠져드는 검은 기운) 폭풍과 같이 날카롭지만 이세상의 모든 생물을 잡아먹을 듯한 색기를 가지고 있는 요괴. 흑륜 이 세상 존재하는 모든 여인이라면 한번 보고서 눈을 돌릴 수 없는 존재. 사악하지만 빠져들 수 밖에 없는 검은 요괴는 그녀를 죽이고 싶다. 그래서 그 폭풍에 빠져들어 자신의 심장을 도려내는 여리디 여린 한 소녀. 현아. 날이 갈수록 깊어지는 마음은 거둘 길이 없건만 사무치는 고통 속에 이제는 요괴인지 요물인지도 알 수 없는, 사람인지 괴물인지도 알 수 없는 그 존재로부터 벗어나고 싶다. 그저 평범하게. 행복하게. 소박하게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었던 그녀. 하지만 그녀의 모든 것을 빼앗아버린 사악한 존재. 그래도 그녀는 그를 버릴 수 없었다. 그래도 그녀는 그를 버려야만 했다. 그래도 그녀는 그를 자신보다 더 많이 사랑한다. <본문 중에서> 더러워. 내 몸이 너무 더러워, 치욕스러움에 온몸이 덜덜 떨린다. 입속에서 흘러내리는 뿌연 액을 보자, 오히려 마음이 잠잠해진다. 이런 자신이 상관도 없는지 모든 기운을 그녀에게 내뿜은 무거운 몸이 그녀에게 쏟아져 내렸다. 너무 뜨거워 숨이 막히지만 더 이상 쳐다보고 싶지도 않는다. 심장의 욱신거림. 온몸이 싸늘하게 식어 더 이상 움직일 수도 없었다. “꺼져. 더러운 것.” 네, 꺼져 드리죠. 거친 말과 다르게 허리를 잡아당기는 그의 몸짓에 더욱 구역질이 몰려왔다. 여자가 필요하면 다른 여자를 찾아요. 이제 나는 한번 품었으니 필요가 없겠지. 흑옥을 빼냈으니 냉정히 버려지겠지…. 그것은 죽기보다 싫으니. 내가 먼저 당신 버릴래. 느른하게 온 몸을 누우며 팔과 다리를 얽매는 그의 몸짓에 울컥 마지막 감정이 쏟아져 버렸다. 버려야 했다. 더 이상 아프기 싫어. 이제는 한계. 몸뚱이마저 버려진다면 나는 살아갈 수 없다. 그러니 내가 버릴게요. 당신. 내가 버릴게요. 아니면 내가 죽을 거 같아. 거친 숨소리를 내며 눈을 감고 있는 흑륜을 올려다보았다. 정말 미련해. 이 상황에서도 마지막 미련은 그녀를 절망 속으로 빠지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하나의 미련. 차마 끝내지 못하는 미련한 마음이 남는 자신이 싫으면서도 그녀는 자신 스스로 자신을 위한 타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노력하며 발버둥쳤다. 마지막이야. 마지막으로 한번만 만져 보자. 한번만. 단 한번. 조심히 오른손을 들어 그의 얼굴 위로 다가갔다. 떨리는 손이었지만 그래도 한번만 만지고 싶었던 그의 얼굴. 그 짧은 순간도 왜 심장이 이렇게 점점 뛸까. 잔인하고 악마 같은 이 남자의 얼굴 한번 만지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 “너 싫어. 제발 가버려.” 하지만 그 마저도 그는 용납하지 않았다. 잠결에도 그녀의 기운을 느꼈는지 그는 조심스럽게 뻗어나가는 작은 손목을 그대로 잡아버렸다. 그의 볼에 살짝 닿았던 손이 저절로 굳어 멈춰졌다. “귀찮아.” 흡. 멈춘 줄 알았던 눈물이 다시 한 방울 뚝 떨어져 내린다. 더 이상 생각을 할 수가 없다. 더 이상. 기둥과 대리석으로 칭칭 동여매 펼쳐진 화려하고 어두운 침상을 올려다보았다. 허리와 다리를 칭칭 감은 그의 단단한 몸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뜨거운 몸. 아름다운 몸. 어느 새 잠이 들었지만 그의 고르지만 뜨거운 숨결이 귓가를 흩트리자, 더 이상 그곳에 있을 수가 없었다. 고른 숨을 쉬며 깊게 잠든 흑륜을 쳐다보기도 싫다. 그 잘난 얼굴. 보고 싶지 않아. 더 이상. 내가 당신 버리는 거야. 내가. 당신은 당신의 입으로 하찮고 더럽다고 했던 나에게 버려지는 거야. 무거운 흑륜의 팔과 다리를 살짝 들어 올리고 침상을 기어 내려왔다. 한 번도 이렇게 깊게 잠든 것을 본적이 없는 그가 한없이 원망스럽다. 자신은 이렇게 만들어 놓고 태평하게 그는 깊게 잠든 듯 보였다. 한편으로는 다행스럽다는 마음이 드는 반면 다른 마음에선 마지막까지 그녀를 잡지 않고 지나가는 한낫 여인의 몸둥이로 여기는 듯한 그의 모습은 차마 두 눈으로 바라볼 수 없었다. 욱신거리는 온몸이 방망이로 두드리듯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었지만 이를 악물고 현아는 몸을 일으켰다. 이곳에서 벗어나야만 했다. 그래야 숨을 쉴 수 있고 마음이 따뜻해지고 나의 몸에 온기가 돌 테니까. 온몸에 힘을 실어 간신히 일어나자, 아래로 뜨끈한 것이 흘러내렸다. 뽀얗고 하얀 다리 사이로 새빨간 핏물이 두둑 떨어져 내렸다.
작품 정보
〈현아 泫娥〉는 은홍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로망띠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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