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잠시 서로를 안고 멈춰 있던 둘은 천천히 몸을 뗐다. 그리고 아래에서 올라오는 불빛이 어슴푸레 보여주는 가운데 가만히 눈을 맞추었다. 옅은 빛 속에서 시선이 얽혀 들어가며 서로를 읽어내기보다는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중략) 오랜만에 서로의 따뜻한 체온을 느끼며 입술이 포개졌다. 마주 닿은 입술에서 연희의 떨림이 고스란히 퍼졌고 그 속에서 주환의 가쁜 숨이 여린 피부를 간지럽혔다. 이제야 진짜 마음을 나누는 두 사람은 서로를 조금씩 드러냈고…. “우리 이혼해요.” “뭐라고?” 그대로 나가려던 주환이 돌아서서 황당하다는 듯 연희를 보았다. 그 반응에 연희는 오랜만에 그의 감정을 느껴보는 것 같아서 살짝 웃었다. 적어도 반색하진 않아서 고마웠다. “이혼요. 저도 행복해지고 싶어요. 이대로는 아니에요.” “하아. 좋아. 그럼 서류 회사로 보내.” “네.”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웃는 연희를 보다가 돌아섰다. 어이가 없었다. 아침부터 출근하는 남편을 붙잡고 이혼이라니. 그것도 중요한 일로 출장을 가는데 잘 다녀오란 말은 못할망정 한다는 소리가 푸념에 협박이다. 서운해진 주환은 조금 신경질적으로 현관문을 닫았다. 주환이 출근하고 텅 빈 집안에 혼자 남은 연희는 소리 내서 웃었다. 드디어 끝이 났다. 혼자서 겨우겨우 잡고 있던 그와의 끈을 놓았다. 그랬더니 금방 아래로 추락해버렸다. 이렇게 쉽게 끊어지는 인연을 애써 붙들고 있었던 자신이 대견했고 또 그만큼 애처로웠다. 스스로를 토닥이며 잘했다고 연신 말하는 입가는 웃고 있었지만 턱에는 눈물방울들이 맺혀 바닥으로 톡톡 떨어지고 있었다. 햇살이 부서지며 거실 가득 따뜻한 기운이 퍼져 나갔고 그 곳에서 연희는 홀로 침전하고 있었다. 가제(임시우)의 로맨스 장편 소설 『제발 (개정판)』.
작품 정보
〈제발〉은 가제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로맨스토리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3 늘어 누적 931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