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워드 : 서양풍, 오메가버스, 빙의물, OO버스, 역키잡물, 복수, 질투, 달달물, 성장물, 수시점, 오해/착각, 나이차이, 첫사랑, 헌신공, 집착공, 미인공, 다정공, 대형견공, 귀염공, 초딩공, 연하공, 사랑꾼공, 순정공, 짝사랑공, 상처공, 황제공, 미인수, 다정수, 헌신수, 연상수, 능력수, 짝사랑수, 임신수(외전) 주인공에게 비참하게 죽을 예정인, 피폐물의 악역 서브공 에티엔. 그게 내가 빙의한 소설 속의 캐릭터다. BL 소설을 담당한 출판사 PD였던 나는, 작가에게 피폐도를 올리라고 적극 권장했다가 졸지에 그 피폐물에 빙의해 사망 플래그가 꽂혀 버렸다. 어차피 돌아갈 방법도 모르니, 어쩔 수 없이 현실에 순응하고, 착하게 살면서 미래의 집착광공, 칼리스토를 잘 키워 메인수와 오손도손 살게 해 주려고 했는데…… 이거, 시작부터 너무 험난하잖아? “날 왜 찾아? 무슨 짓을 하려고?” “내가 무슨 짓을 한다는 거야?” “날 괴롭힐 거잖아. 무릎을 꿇리고 때리고 막 물에서 고문하려는 거지!” 꿈에서 내가 괴롭힌 미래를 봤다며 첫 만남 때부터 내게 진저리를 치는 칼리스토. 나는 그건 그저 개꿈이라 주장하며 이 집착광공 꿈나무를 보살폈다. “나하고 있어 줄 거야? 앞으로도 계속? 영원히?” “그럼, 당연하지. 앞으로 영원히 옆에 있을게.” 원작을 바꾸고자 한 애초의 목적은 분명 내가 죽지 않기 위해서였을 뿐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점점 이 귀여운 꼬마의 행복을 진심으로 빌게 되었다. 그리고 점점 칼리스토의 눈빛 또한 심상치 않게 변화하기 시작하는데……? 어느 날, 꼬마가 내 손가락에 꽃반지를 끼워 주며 수줍게 말했다. “형아, 나중에 나 다 크면……나랑 결혼해 줘.” ▶잠깐 맛보기 “이런 날씨에 좋은 일이 생긴다면, 그 일이 생각나서 안 좋은 기억은 떠올리지 않게 될 수도 있잖아.” “무슨 좋은 일?” “예를 들면, 내가…….” 나는 기어드는 목소리로 소곤소곤 말했다. “뽀뽀해도 돼?” 칼리스토는 할 말을 잃은 얼굴로 입술만 달싹거렸다. 그 표정에서 문득 어리고 순진했던 시절의 모습이 보여서, 업어 키운 아이에게 이런 감정을 갖는 것에 문득 죄책감이 들었다. 그러나 나는 가슴 안쪽에서 밀려드는 감정을 애써 모르는 척했다. 대신, 당황한 칼리스토를 달래듯 두 손으로 그의 얼굴을 감쌌다. 차갑게 식었던 말간 뺨이 어느새 붉게 달아올라 따끈해진 채였다. 그대로 칼리스토에게 입을 맞췄다. 입술이 닿으면서 쪽, 소리가 경쾌하게 났다. 천막 밖에서 쏟아지던 폭우가 조금씩 잦아들고 있었다. 반쯤 열린 천막의 문 너머에서 빗기운이 섞인 바람이 불어와 뺨에 닿았다. 그때, 화사한 카렌듈라 향이 축축한 밤공기를 뚫고 번지며 좁은 천막을 채웠다. 나는 여전히 입술을 떼지 않은 채 칼리스토를 가만히 올려다보았다. 짙은 금색 눈동자가 길을 잃은 듯 흔들거리고 있었다. 몇 번이나 망설이던 끝에 그가 입을 열었다. 반쯤 쉰 목소리가 나지막하게 흘러나왔다. “형, 이게……. 무슨 뜻이야?”
리뷰를 불러오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