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한때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친구의 누나, 마음이 쓰인다 싶었다. 그리고 어느 샌가 내게 여자가 되어버린 그녀. “내가 아는 강태진은 좋은 친구야. 그래, 그러니까 20년 가까이 둘도 없는 친구 사이로 지낼 수 있었지. 하지만 여자 문제에 있어서 넌 나쁜 새끼야.” “지난 일을 부정하는 게 아니야. 내가 좋은 사람 아니었다는 거 알아. 나라고 얼씨구나 좋다하고 누나랑 사귄 거 아니야. 아닐 거라고, 그냥 친구 누나일 뿐이라고 몇 번이고 다시 생각했다고. 그런데 아니라잖아. 내 마음이, 내 심장이 아니라고 하는 걸 어떻게 해.” “그래서? 아이고, 우리 망나니 같은 누나를 가지고 놀아 줘서 고맙습니다 해야 하는 거야?” “가지고 노는 거 아니라고!” 결국 소리를 버럭 질러버렸다. 하지만 녀석은 비웃고 있었다. “아니면?”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저 녀석에게 내 진심을 이해시킬 수가 있을까. 소주를 한 번에 들이마시고 숨을 골랐다. “내가 누나에게도 제대로 하지 못한 말을 너한테 하게 될 줄은 몰랐다. ……내가 서우경을 진심으로 사랑해.” 그제야 명우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여태껏 여자를 만나오면서 사랑을 입에 담은 것이 딱 한 번이었다. 그만큼 쉽게 사랑을 말하지 않는 나인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녀석도 장난이 아님을 받아들인 것이었다. 녀석이 내 잔을 채워주려다 병이 빈 것을 보고 알바생에게 소주 두 병을 주문했다. 남매 아니릴까 봐 두 병씩 주문하는 것도 똑같구나. 새로 서빙된 차가운 소주를 내 빈 잔에 부어주며 명우가 말을 했다. “그래, 네놈 입에서 사랑이라는 말이 나오는 걸 봐서 일단은 믿어줄게. 하지만 너도 잘 생각해야 할 거야. 우린 아직 20대지만 누나는 서른둘이야. 그저 감정이 이끄는 대로 남자를 만나고 헤어질 나이가 아니라고.” 피식하고 웃음이 나왔다. 내 웃음이 비웃음으로 느껴졌는지 명우가 인상을 썼다. 녀석의 오해가 깊어지기 전에 얼른 말을 꺼냈다. “원수 같으니 어떠니 해도, 남매는 남매인가 보다. 하는 행동도 생각도 어쩜 그렇게 비슷하냐?” “누나랑 결혼 얘기도 했어?” “사귀자고 했더니, 나랑은 결혼할 생각 없다면서 사귀는 것만 하자고 하더라. 가족들이 알게 되면 결혼 얘기 꺼낼 거라면서 사귀는 걸 비밀로 하자는 얘기도 하더라.” “미친 계집애 같으니! 지가 아직 20대인 줄 아는 거 아냐? 그래서, 너도 그러자 했어?” “내가 좋아하는 여자가 다른 놈이랑 결혼하는 걸 그냥 지켜볼 착한 놈으로 보이냐? 행복을 빌어주면서?” “너 원래 여자한테 집착하는 타입은 아니잖아.” “나도 그런 줄 알았는데, 다른 놈들이 누나 쳐다보는 것도 싫더라.” 명우가 놀란 눈으로 쳐다보았다. 놀랐냐? 나도 놀랐다. “나 없는 데서 엄한 놈이 눈독들일까봐 커플링도 맞췄다. 내 거니까 쳐다보지도 말라고.” 녀석이 다시 눈을 가늘게 뜨고 쳐다보기 시작했다. 아니, 뭐! 믿어준다면서! “잤냐?” 잠시의 침묵 뒤에 나온 명우의 질문에 심장이 덜컹거리고 식은땀이 났다. “아하하. 무슨 소리야.” “잤구나, 씨발 새끼.” 녀석이 평온한 얼굴로 욕을 하며 술잔을 비웠다. 귀신같은 놈.
작품 정보
〈어린 놈의 유혹〉은 난설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늘솔북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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