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문을 노크하는 소리에 블랑카는 정신을 차렸다. ‘주인님!’ 블랑카는 흠칫 놀라 등을 곧게 폈다. 첫날밤이라는 자각은 있지만 역시 긴장된다. “네, 블랑카입니다.” 블랑카가 대답하자 크리스토프가 천천히 문을 열고 침실로 들어왔다. 블랑카는 다급히 책을 침대 밑에 숨겼다. 수상하게 여길지도 모른다고 걱정했지만, 크리스토프는 위에 걸쳤던 겉옷을 벗느라 블랑카 쪽을 보고 있지 않은 모양이었다. ‘아슬아슬했어. 나도 참, 방심했네.’ 블랑카는 안도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블랑카, 늦어서 미안해……. 오늘은 고마워. 피곤하지?” “아뇨,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주인님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크리스토프의 팔을 잡은 블랑카는 조금 부끄러워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의 시선이 자신에게 쏟아지고 있는 느낌이 들어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그래……. 오늘은 일찍 자. 옆에 내가 있는 게 방해가 될지도 모르지만.” 크리스토프는 블랑카의 머리를 토닥토닥 자상하게 쓰다듬으며 웃었다. “네?” 어안이 벙벙해져서 크리스토프를 바라보았다. “응? 왜 그래? 블랑카.” “저기…….” 그다음 말을 할 수가 없어 블랑카는 머뭇거렸다. ‘로맨스 소설 같은 건 안 하는 건가요?’ 영락없이 로맨스 소설 같은 전개가 될 것이라 생각했었다. 블랑카의 머릿속은 그걸로 가득 차 있었으니까. 하지만 크리스토프는 자신을 어린아이로 생각한다――블랑카는 그가 보인 동작을 통해 확신했다. “후후, 멍한 상태구나. 피곤하지? 내가 재워 줄게. 아니면 같이 자는 건 싫은가? 나는 내 방에도 침대가 있으니까 오늘은 거기서 잘까?” ‘주인님, 다정해라……. 아니, 아니지, 그게 아니라! 저는 안기고 싶다고요. 야한 걸 마구마구 하고 싶어요!’ 큰 소리로 크리스토프에게 항의하고 싶었지만 당연히 그런 용기는 없었다. “저, 저기…… 이 지방에선 밤이 되면 사람을 잡아먹는 정령이 나온다는 소문을 들었는데요. 그러니까 주인님, 부디 저와 같이 자 주시겠어요?” 블랑카는 크리스토프를 살그머니 올려다보면서 요청했다. “물론이지. 나는 블랑카를 혼자 두지 않을게. 같이 자자. ……다만 그, 주인님이라는 호칭은 바꿔 주지 않겠어? 나이 차이가 많이 나긴 해도 우리는 부부니까.” “하지만…… 저는 주인님이라고 부르고 싶어요.” 좋아하는 로맨스 소설에서 그렇게 불렀기 때문――이라고는 입이 찢어져도 말할 수 없었다. “……그래. 그렇다면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르지. 나는 너를 블랑카라고 불러도 괜찮을까?”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크리스토프는 받아들였다. “네, 저는 블랑카라고 불러 주세요. 오늘 밤부터 잘 부탁드립니다, 주인님.” “잘 부탁해, 블랑카. 그럼 같이 잘까.” 블랑카의 어깨에 살며시 손을 올린 크리스토프가 침대로 가라고 재촉했다. “저기…….” “왜 그래?” “옷은…… 제가 입은 잠옷은 벗지 않아도 되는 건가요?” 블랑카의 말을 들은 크리스토프의 눈이 커졌다. 쭈뼛쭈뼛 꺼낸 질문은 크리스토프의 상상을 뛰어넘는 내용인 모양이었다.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블랑카. 그런 건 무리하지 않아도 돼.” 크리스토프는 두 팔을 벌리고 블랑카에게 말했다. “하지만…… 제가 벗고 싶어요!” 블랑카는 무심코 진심을 입에 담고 말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큰 목소리가 나오는 바람에 조용한 침실 안에 블랑카의 목소리가 메아리쳤다. * * * “오늘 밤부터 잘 부탁드립니다, 주인님.” ――어릴 적부터 남자 옷을 입고 말괄량이로 자란 공작 영애 블랑카에게 혼담이 들어왔다. 상대는 바로 블랑카의 첫사랑인 크리스토프 변경백. 첫사랑과의 결혼 소식에 블랑카와 같이 기뻐하던 친구는 그녀에게 매혹적인 란제리와 농밀한 로맨스 소설을 선물해 주는데! 소설 속에 펼쳐진 아찔한 애욕의 세계에 빠져 망상을 키우다가 첫날밤을 맞이한 블랑카. 젊은 신부의 적극성에 훨씬 연상의 남자인 크리스토프는 당황해하고……. 그런 와중에 블랑카의 수제 파우더에 관심을 보이는 인물이 나타나 크리스토프의 마음은 더욱 흐트러져만 간다. 망상이 폭주하는 부인과 너무 어른인 남편이 만들어 내는 에로틱한 나이 차 신혼 이야기. 슈가처럼 달콤하고 강렬한 TL 소설 슈가 노블 SUGAR NOVEL
작품 정보
〈아저씨 변경백의 달콤한 곤혹~젊은 부인은 농밀한 로맨스가 좋아~〉는 yos·후유시마 릿카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슈가 노블이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6 늘어 누적 817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