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골드미스? 그거 그냥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지. 사실은 노처녀 아니야?’ 동창의 청첩장을 받으러 나간 자리. 속을 긁어대는 말이 속상했다. 샤워하고 잠이나 자야겠다. 마음을 추스르며 욕실로 들어갔는데 낯선 샴푸가 눈에 띄었다. 이런 샴푸가 있었나? 어디선가 샘플로 받은 듯한 작은 통에는 소원을 빌어 보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소원을 무슨. 샴푸를 쭉 짜내면서 중얼거렸다. “어디서 괜찮은 남자 하나 뚝 떨어지면 좋겠네.” 그냥 해본 말이었다. “기왕이면 키 컸으면 좋겠고. 얼굴도 잘생기면 좋겠고. 능력도 있으면 좋겠고. 나만 사랑해주면 좋겠고. 또 출장 가냐는 잔소리도 안 하고, 야근도 이해해주면 좋겠고….” 그냥 넋두리같이 중얼거린 것뿐이었는데. 맙소사. 진짜로 나타났다. 왕자님이. 짧게 정돈된 까만 머리, 차가운 듯 날카로운 눈매가 매력적이었다. 몸은 또 어떻고? 190cm는 너끈히 넘을 것 같은 신장에 꽉 짜인 근육까지. 그러면서도 날렵해 보이는 몸은 잘 단련된 군인을 떠올리게 했다. 딱 떨어지는 제복이 잘 어울릴 것 같은. 분명 그냥 집에서 샤워하던 중이었는데. 이게 어떻게 된 거지? 꿈인가? 눈을 아무리 깜빡거려봐도 생생한 환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욕실을 가득 채운 자욱한 수증기. 램프의 요정 지니처럼 나타난 남자는 인상을 쓰고 물었다. “좋습니다. 당신이 샴푸에 소원을 빌어서 내가 여기 나타났군요. 그럼 우리 이제 뭐 할까요? 혹시 소원을 두 개쯤 더 빌어야 여기서 나갈 수 있는 거 아닙니까?” 말도 안 되는 상황. 하지만 얼굴이 개연성이라더니 저도 모르게 가슴이 뛰었다. 그래. 이건 분명 꿈일 거야. 눈을 질끈 감았다. 하룻밤쯤 과감해져 보고 싶었다. 취향 범벅인 남자의 몸에 손을 뻗으며 입을 열었다. “한번 맞혀 봐요. 내 소원이 뭔지.”
작품 정보
〈샴푸의 요정〉은 빅제이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도서출판윤송이다.
최근 7일(10/21~10/27) 조회수는 미스터블루 9 늘어 누적 1,163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