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미수로 도망치고 생각해 낸 게 고작 기억 상실증이라니. 식상해서 원.” 지방의 어느 작은 시골 마을에서 일상을 보내던 은조의 평화는 한 남자의 등장으로 깨지고 만다. 수려한 이목구비와는 별개로 마르고 건조한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 태하경. “당신은 대체 누구죠?” 남자의 검은 눈동자가 은조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잃어버린 기억 속 과거의 ‘백은조’를 알고 있으며, 죽은 아이의 아빠였다는 남자. 그리고…… “네가 죽이려다 실패한, 네 남편.” * * * 백은조가 자신을 죽이려 했어도 하경은 개의치 않았다. 그의 곁에 있어야 마땅한 존재. 되찾아야만 하는 내 것. 그의 목숨을 빼앗으려 하고, 기억을 잃었어도 “난 네가 원하는 방식대로 게임에 응하고 있을 뿐인데.” “게임…이라고요?” “숨바꼭질 중이잖아. 너.” 그의 손끝에 모든 비밀을 쥐여 줄 듯 말 듯 해도 “하지만 매번 내게 들키고.” 그녀를 놓아줄 생각 같은 건 없었다. 백은조는 태하경의 여자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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