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략결혼이라니. 내가 총 맞았어?” 서진그룹 본부장, 기태조. 소은에게 그는 단지 일벌레에 제멋대로인 상사일 뿐이다. 비서인 소은과의 소문을 핑계로 그가 정략혼을 파탄내기 전까지는. “절 해고하라고 했다면서요. 그 때문에 파혼 이야기가 나온 거라고.” 익명의 게시글로 퍼진 스캔들. 소은은 억울했다. “그래. 그 얘길 듣고도 그 결혼을 해야 한다고?” “그야 회사 입장에서 보면…….” “회사 입장은 왜 봐. 당신은 당신 입장만 생각해.” 뭐지. 이 난데없는 생각해주는 척은. “힘도 없는 주제에.” 역시 아니었다. “본부장님하고 저하고……. 그게 어디 말이 돼요?” “지금 나한테 먼저 선 긋는 거야? 나도 아니고 서 실장이?” 어처구니없다는 표정. 기태조의 입가엔 비웃음이 역력했다. “5년을 함께 일했어. 감정이란 게 싹틀 수도 있지.” 넥타이 매듭을 당기는 굵은 손마디. 손등에 도드라진 시퍼런 핏줄. 난데없는 공격에 심장이 발작하듯 뛰기 시작했다. <[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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