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 유일의 오러 유저, 황금 항로의 개척자, 백성들의 구원자, 그 이름도 위대한 케트리시아 엘폰하이네스. 누구도 그녀가 이 제국의 다음 황제가 되리라 의심하지 않았다. 황태녀로서의 즉위식에서, 각혈을 하며 쓰러지기 전까지는. 그렇게 오러를 잃고 쓰러진 게 고작 2년, 유폐 당한 케트리시아에게 황금의 주인이라 불리는 대공, 아킬리즈 네메르토르가 나타난다. “나와 결혼하지, 황녀. 이 정도면 너도 확실히 알겠지. 네가 내 말을 거절할 처지가 못 된단 걸.” 2년 간, 일부러 케트리시아의 곁을 맴돌면서 그녀의 고통을 방관한 끝에 내밀어진 악질적인 제안이었다. 그러나 케트리시아는 그 손을 잡아야 했다. “계획을 6개월 안으로 앞당겨야겠어.” 살아남고, 황궁으로 돌아가, 황제가 되기 위해 준비했던 그녀의 모든 계획. 아킬리즈는 그것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었으므로. 그때는 몰랐다. 그가 무슨 마음으로 자신에게 손을 내밀었는지. "어떻게 이렇게 천 년 동안 꾸준히 네가 미울 수 있을까. 정말이지… 널 증오해, 황녀." 하지만 알아도 상관없었을 것이다. "제법 로맨틱한데? 천 년 동안 날 사랑했다니." 결국 목줄을 쥔 자가 누구일지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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