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심 경은 미남계로 적을 무찔러 매번 승리하는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지요.” 막심 카론. 전쟁 영웅. 수도와 떨어진 지방 도시 뒤롱에 갑자기 부대를 이끌고 나타난 남자를 두고 사람들은 수군거렸다. 황제의 명을 받은 그가, 미인 르네 드로리안을 꾀어 가려고 왔다고. “도대체 비 맞는 게 왜 좋다는 거지? 취향 참.” “저도 당신과 가고 싶다는 건 아니었거든요?” 정작 당사자인 르네는 소문을 납득할 수 없었다. 이 남자는 입을 열 때마다 자신을 불쾌하게 하는 말들만 쏟아냈으니까. 지독한 현실주의자 막심을 낭만주의자 르네가 이해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왜 이 남자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는지, 스스로를 납득할 수 없기도 했다. “확실히 저와 이야기하는 건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군요.” “그건 맞고요.” “그렇지만 제가 몸을 쓰는 건 좋아하죠.” “네?” 막심이 말을 세웠다. 얼떨결에 따라 멈춰 선 르네의 얼굴을 처음으로 적나라한 눈으로 보았다. 차가운 이성으로 덮을 필요가 없는, 욕망만이 존재하는 남자의 눈으로. “나와 키스하는 거 좋아하잖아.” 그는 말에서 내렸다. 그리고 르네가 탄 말과 자신의 말을 숲 안쪽으로 끌고 들어갔다. “뭐하는 거예요?” 놀란 르네가 물었으나 막심은 답하지 않았다. 그저 개울 물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깊숙이 들어가 적당한 나무에 고삐 두 개를 묶었다. 어느새 르네는 막심의 팔에 허리가 둘려져 말 아래로 내려졌다. “확인해 보자고.” “무엇을요?” “나와 키스하는 거. 싫어하는지, 좋아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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