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 끼 먹어요, 선생님." 건조한 일상, 얼마 남지 않은 한 해. 치과에서 추파를 던지는 묘한 남자를 만났다. 내년이면 누군가의 아내가 돼 있을 나에게 그는 잠깐의 일탈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와 나는― “서인 씨가 원하는 적정선은 어디까진데요.” “반년짜리 연애하면서 몸까지 섞고 싶진 않아요.” 홀린 듯 키스를 나누면서도 사랑한단 말만은 하지 않았다. 대책 없이 끌리는 순간에도 미래를 그리지 않았다. 아프게 이어질 인연을 예감하지 못한 채. “우리 아주버님과 결혼이라도 하려고?” “옛날 일 한마디라도 씨불이면, 가만 안 둬.” 죽어서도 저주할 악마가 그의 가족인 걸 알게 된 날. 못된 상상을 했다. 그를 가지면 어떻게 될까, 라는. 결국 잔인한 나는 이기적인 선택을 했다. “그냥 계속 내 거 해요.” “…….” “결혼할 사람 필요하면 나한테 말하라고.” 다정한 당신의 불순한 신부가 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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