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민준이 세상에서 가장 증오하는 건 배다른 형 차현준과 아버지 차무경 회장이다. 아버지의 생일 파티에서 만난 그 여자는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를 연상시켰다. 아니, 피에타처럼 성녀의 느낌만은 아니었다. 그녀는 성녀와 창녀를 합쳐놓은 듯 기묘했다. 형수와 시동생이라는 관계로 엮이게 될 천경서는 금단의 열매처럼 위험하고 치명적이었다. 그 여자를 갖고 싶은 광기가 격랑의 소용돌이처럼 몰아쳤다. 사막처럼 메마른 그의 마음이 뜨겁게 끓어올랐다. “난 그냥…… 남자하고 자고 싶었을 뿐이야.“ “자고 싶었어? 아무하고나? 걸려드는 남자면…… 누구든 상관없어?” “상관없어.” 입을 꼭 다문 채 버티고 서 있는 경서를 민준은 침대로 확 밀어버렸다. 침대에 내동댕이친 경서에게 이글이글 타오르는 시선을 고정시킨 채 그는 재킷과 셔츠를 벗어 던졌다. 순식간에 경서의 몸 위로 올라간 민준은 가느다란 그녀의 양팔을 누르며 꼼짝 못하게 제압했다. 민준은 흐트러진 머리카락 사이의 하얀 얼굴을 쏘아보았다. 음탕한 욕구를 풀지 못해 환장한 여자치고는 너무 깨끗한 얼굴이었다. 천사처럼 순결한 얼굴로 사람들을 속이는 악마. 잔인하게 짓밟아 주어야 마땅한 여자였다. “네 몸…… 아무 남자나 막 가져도 되는 거라고 했지?” “그래…….” “오케이! 그럼 오늘은 내가 가질게! 불만 없지?” #금단의 사랑 #운명의 상대 #타락한 천사 #너, 곧 내 형수가 될 여자라면서? [미리보기] “길 좀 비켜주세요.” 드디어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다. 뭔가 목소리도 좀 비현실적이었다, 이 여자는. “너…… 내가 누군지 알아?” 나는 한 손으로 그 여자의 턱을 치켜들며 물었다. “아니요.” 석고로 빚은 듯 연약해 보이는 그녀는 조금도 놀라지 않고 담담하게 대답했다. 손아귀 안에 있는 하얀 얼굴을 나는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새하얀 피부, 붉은 입술, 투명한 눈동자의 그 여자는 내 손을 밀어 내지도 않았다. 떠들썩한 안채의 소음이 멀리 다른 세계의 웅성거림처럼 아스라하게 들려왔다. “여기 오지 마!" “…….” “내가 오는 날은 여기서 얼쩡대지 말라고!" “…….” “또 내 눈에 띄면…… 그땐 죽을 줄 알아!" “…….” 봄꽃들이 뿜어내는 향기가 코를 마비시킬 만큼 진하게 퍼져왔다. 그게 꽃 냄새인지 그 여자의 냄새인지 알 수 없을 만큼 내 얼굴이 그녀의 하얀 얼굴에 가까워졌다. 꽃 냄새와 그녀의 살 냄새가 마구 뒤섞여 나를 유혹했다. 나는 그녀의 붉은 입술을 덥석 베어 물었다. 흠칫 놀라는 여자의 몸짓을 느낀 아랫도리에 야릇한 전율이 일어났다. 금단의 열매 같은 입술을 힘껏 빨아 당기며 가지런한 치아를 순식간에 열고 들어갔다. 내 숨결은 거칠어졌고, 젊은 육체는 금세 뜨겁게 반응했다. 여자의 턱을 잡고 있는 손에 타 들어 갈 것처럼 강한 전류가 흘렀다. 좁은 입 안에 움츠리고 있는 혀를 찾아내 잡아먹을 듯 속살을 탐닉했다. 달콤한 꽃향기가 혀와 입술을 타고 흘러들었다. 불의의 키스를 당한 그녀는 미동도 없이 내게 몸을 맡기고 있었다. 얼음덩이처럼 굳어 있었지만 나를 밀어 내지도 않았다. 아버지뻘인 노인네의 첩이 된 여자이니 오죽할까…… 격렬한 입맞춤을 하는 내내 미칠 것처럼 목이 말랐다. 생명수 같은 입술을 세차게 빨아 당기던 나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여자에게서 떨어져 나왔다. 하아, 하아, 하아…… 먹이를 눈앞에 둔 맹수처럼 방금 전 내가 농락한 여자를 바라본다. 피에타의 조각처럼 섬세한 얼굴은 지상의 인간이 아닌 듯 신비로웠다. 그려놓은 것처럼 아름다운 이목구비는 성녀 같기도 하고 창녀 같기도 했다. 이유 없이 끓어오르는 분노에 주먹을 꾹 움켜쥔 나는 등을 돌려 방금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난생 처음 느껴보는 광기 어린 소유욕이 가슴속을 들쑤셨다. 저 이상한 여자를 갖고 싶은 마음이 미쳐서 날뛰기 시작했다.
작품 정보
〈메이즈(MAZE)〉는 시뇽 작가의 로맨스 웹소설이다.
미스터블루에서 볼 수 있는 완결작이며 출판사는 로망띠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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